경찰 "36주 태아 낙태, 원장 아닌 다른 의사가 집도…살인 혐의 추가 입건"
입력 2024.09.12 15:41
수정 2024.09.12 16:16
해당 병원 소속 아닌 다른 산부인과 전문의 불러 낙태수술
수술 참여 의료진 총 6명…병원 알선한 브로커도 입건 수사
'36주 태아 낙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따로 있었던 것을 확인해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연합뉴스 및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그간 원장 의사가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사를 진행하고 압수물과 의료진 진술을 분석한 결과 실제 집도의가 별도로 있어 특정하고, 지난달 하순께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집도의가 뒤늦게 파악된 이유에 대해 "최초에 관계자들이 거짓으로 진술을 했다"며 "각 의료진에 대해서는 전원 조사를 했으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상호 엇갈리는 내용이 확인돼 진술을 분석한 뒤에 추가 조사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집도의는 산부인과 전문의이며 다른 병원 소속의 의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집도의는 경찰 조사에서 수술한 사실을 인정했고 출국이 금지된 상태다.
현재까지 수술에 참여한 의료진은 병원장과 보조 의료진 3명, 이 병원 직원이 아닌 집도의와 마취의 등 총 6명으로 확인됐다. 병원장과 집도의는 살인, 다른 의료진 4명은 살인 방조 혐의를 받는다. 병원장에게는 병원 내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은 해당 낙태 경험담을 유튜브에 올린 20대 유튜버 역시 살인 혐의로, 병원을 알선한 브로커 1명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 브로커는 병원 관계자가 아님에도 인터넷 블로그에 광고를 올려 환자를 알선하고 병원에서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낙태를 한 유튜버는 지인을 통해 산부인과 정보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지인이 블로그 광고를 보고 이를 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태아의 사망 시점을 포함해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관련 보도가 나오고 보건복지부가 수사의뢰를 한 직후 태아가 화장된 이유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수술 날짜는 지난 6월 25일이지만 화장 일자는 수사의뢰 다음 날인 지난 7월 13일이다. 수사의뢰 전까지는 태아의 시신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앞서 세 차례의 병원 압수수색 등으로 휴대전화, 태블릿 13점과 진료기록부를 비롯한 기타 관련자료 18점을 확보했으며 종합병원 산부인과 전문의와 자문업체를 통한 의료 감정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유튜버를 추가로 조사했으며 유튜버가 금전적 목적으로 낙태 브이로그를 게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