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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에도 부는 ‘로코’ 바람…‘클리셰 파괴’로 TV와 차별화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09.12 08:48 수정 2024.09.12 08:49

'신데렐라' 거부하는 '새벽 2시의 신데렐라'

마라맛 대사로 공감 파고드는 '손해보기 싫어서'

안방극장에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도 ‘로맨틱 코미디’ 바람이 불고 있다.


청춘 남녀의 로맨스로 설렘을 유발하고, 동시에 유쾌한 전개로 웃음을 자아내는 로코는 꾸준히 이어져 온 장르지만, ‘편안한 재미’를 찾는 시청자들이 많아진 요즘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캐릭터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터치하는 K-로코를 향한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워 더욱 활발하게 제작이 되고 있다.


‘익숙함’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선택을 이끌지만, 시대의 흐름에 발을 맞추는 ‘변주’는 필수다. TV 드라마보다 표현이 좀 더 자유로운 OTT에서는 한층 ‘과감한’ 시도로 젊은층을 적극 겨냥 중이다.


현재 방송 중인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새벽 2시의 신데렐라’는 신데렐라 클리셰를 역이용하며 신선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나만 바라보는 완벽한 연하 재벌남 주원(문상민 분)과 헤어지려는 극 현실주의자 윤서(신현빈 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서 윤서는 ‘신데렐라 되기’를 적극적으로 거부하며 여느 로코와는 다른 길을 간다.


이미 1년 넘게 주원과 사귀던 윤서는 그가 자신이 다니던 회사의 대주주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별을 결심한다. 주원의 어머니가 돈을 주며 이별을 종용하자, 그 돈을 받고 이별하는 ‘현실적인’ 선택으로 기존의 클리셰를 비튼다. “큰소리 오갈까 봐 걱정했는데 말이 통해서 다행”이라는 주원 어머니의 말에 “별말씀을요. 저도 감사해요”라고 응수하는 장면과 돈 봉투 대신 종이를 건네며 계좌번호를 묻는 모습은 이 드라마의 신박함을 상징한다.


앞서 티빙에서는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를 통해 신데렐라 스토리를 새롭게 활용했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신데렐라가 되기로 마음먹은 여자가 백마 탄 재벌 왕자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팍팍한 일상에 지쳐 ‘인생 한 방’을 꿈꾸는 청춘들의 현실을 반영했었다.


이 외에도 티빙은 짠한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이솜 분)과 사무엘(안재홍 분)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LTNS’를 통해 부부 갈등을 색다르게 풀어낸 바 있으며, 현재 방송 중인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신민아 분)과 피해 주기 싫어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김영대 분)의 로맨스 그리는 ‘손해보기 싫어서’에선 ‘손해 보기 싫어하는’ 젊은층의 현실을 흥미롭게 반영 중이다.


특히 ‘손해보기 싫어서’는 tvN과 티빙이 함께 제작한 작품인데, 티빙에서는 손해영의 계산적이면서도 당찬 면모를 극대화하는 ‘마라맛’ 대사까지 그대로 담아내면서 기존의 달달하고, 설렘 가득한 로코와는 다른 색깔을 강화한다.


물론 TV 드라마들의 노력도 없진 않다. tvN ‘눈물의 여왕’은 남자 재벌이 아닌, 여자 재벌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의 아들 백현우(김수현 분)의 이야기로 성 역할 반전을 시도, 색다른 그림을 만들어내기도 했었다. 다만 초반 반짝 재미에 그쳤을 뿐, 여전히 백현우는 백마 탄 왕자처럼 홍해인을 구원했으며, 현재 방송 중인 ‘엄마친구아들’ 또한 주인공 석류(정소민 분)의 암 투병 사실이 드러나며 ‘유치하다’, ‘올드하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TV에서는 ‘통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OTT의 신선한 시도가 시청자들에게 또 다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엄마친구아들’은 4~6%의 오가는 반면, 채널A에서 동시 방영 중인 ‘새벽 2시의 신데렐라’는 0%대의 시청률 기록하는 것. 시청 연령대가 다소 높은 채널A는 ‘맞지 않는 옷’이라는 평이 나오지만, 온라인상에서 일부 장면이 ‘신선하다’고 회자되고 있다.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에 따르면 해당 드라마는 공개 첫 주부터 미국, 브라질, 멕시코, 영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총 122개 국가 차트에서 시청자 수 1위를 기록, 호평을 받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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