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기만’ 아니라지만…톱 아이돌 ‘두 얼굴’에 지치는 팬들 [기자수첩-연예]
입력 2024.09.01 07:01
수정 2024.09.01 07:01
방탄소년단 슈가 음주운전 충격 가시기도 전에
NCT 태일, 성범죄 피의자로 형사 입건돼 논란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에 송치 됐다는 보도부터 성범죄 피의자로 형사 입건 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까지. 톱 아이돌 멤버들이 심각한 범죄 행위에 연루돼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사건 직후 실망스러운 모습이 이어져 팬들에게 더 큰 배신감을 안기기도 한다. 스타들의 사건·사고는 늘 ‘리스크’로 꼽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일련의 사례들은 그 ‘선’을 넘고 있다.
성범죄 피의자로 입건이 된 인물은 그룹 NCT 태일이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가수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팬덤이 탄탄한 톱 아이돌 그룹의 멤버였다. SM은 지난달 29일 “당사와 태일은 8월 중순에 피고소 사실을 처음 인지했고, 태일은 28일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해당 사실을 인정했으며, “사실관계를 파악하던 중 해당 사안이 매우 엄중함을 인지하여, 더 이상 팀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해 태일과 논의해 팀 탈퇴를 결정했다”는 입장까지 발표했다.
그간 여러 소속 연예인들의 논란에도 ‘보호’에 방점을 찍었던 SM의 ‘팀 탈퇴’ 발표에 대해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해당 혐의에 대해선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SM의 발 빠른 ‘손절’에 팬들도 크게 실망 중이다.
지난 6월 관련 혐의로 피소된 이후 라이브 방송, 팬미팅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은 실망감을 넘어 허탈감까지 느끼고 있다. 태일은 자신의 생일인 6월 14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했는데, 경찰은 지난 6월 13일 피해자에게 신고를 받았다고 밝혔던 것이다. 태일은 8월 초 NCT127의 8주년 팬미팅에도 참석해 팬들 앞에서 밝은 모습을 보였는데, 이에 “팬을 기만한 것 아니냐”라는 날 선 반응까지 나왔다.
SM은 이에 대해 “당사와 태일은 8월 중순에 피고소 사실을 처음 인지했고, 태일은 28일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팬 기만 의혹’에 대해선 해명했으나, 팬들의 배신감이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당사자의 피고소 사실 인지 여부를 떠나, 긴 기다림 끝에 설레며 만난 스타가 알고 보니 성범죄 피의자 신분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팬들의 상처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태일 이전엔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음주 상태에서 전동 스쿠터를 몰아 물의를 빚었었다. 여기에 슈가는 사과문에서 ‘전동 스쿠터’를 ‘전동 킥보드’로 표기하는가 하면, “맥주 한 잔”이라던 해명과 달리 혈중알코올농도가 만취 수준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 큰 실망감을 유발했다. 치명적인 논란에, 거짓 해명 의혹으로 팬들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입힌 셈이다. “현타가 온다”며 허탈감을 표하는 팬들의 반응이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진다.
각종 사건·사고로 대중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는 스타들은 늘 있어왔다. 무대 위 또는 TV 속 스타의 모습과 현실에 괴리감이 있다는 것을 팬들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응원을 멈추지 않는 그 팬심마저 무너뜨리는 선 넘는 사례가 거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많은 스타들이 글로벌을 무대로 삼는 만큼, 최근의 사례들이 케이팝(K-POP)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팬들의 순수한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는 것을, 스타들 또 그들을 관리·책임지는 소속사들도 인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