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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가 스캔들’ 정지훈이 찾는 ‘다양한’ 맛 [D:인터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08.25 12:57 수정 2024.08.25 12:57

“변하고 싶지 않아…같이 놀 수 있는 사람이 되고파.”

가수 겸 배우 정지훈에게 ‘화인가 스캔들’은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재벌가 며느리와 경호원의 치명적인 스캔들을 다루는 이 작품의 전개는 이미 ‘익숙’해서 따라가기 어렵지 않지만, 이를 표현하는 배우들은 아슬아슬한 ‘선’을 지키기 위해 고민과 연습을 거듭해야 했다. ‘화인가 스캔들’의 ‘아는 맛’을 향해 일각에서는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지만, 정지훈은 그 맛이 잘 전달된 것에 만족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은 대한민국 상위 1% 화인가를 둘러싼 상속 전쟁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나우재단 이사장 완수(김하늘 분)와 그의 경호원 도윤(정지훈 분)이 화인가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 작품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정지훈이 도윤 역을 맡아 친구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쫓으며 완수와 묘한 기류를 형성했다. 재벌가의 암투부터 재벌가 며느리와 경호원의 치정 로맨스까지. ‘화인가 스캔들’은 익숙하지만 자극적인 전개로 ‘K-막장 드라마’라고 불리며 시청자들의 호불호를 야기했다.


물론 이것이 ‘화인가 스캔들’만의 매력이기도 했다. 정지훈은 김하늘과 고민을 거듭하며 ‘화인가 스캔들’만의 ‘맛’을 살리는데 집중했다.


“제 대사가 다 문어체다. 거기에 대사의 내용도 오그라드는 부분이 있었다. 이걸 잘못하면 연기를 못하는 사람처럼 보이겠더라. 도윤은 (캐릭터 성격 특성상) 추임새를 못 넣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김하늘 선배와 리허설을 하고, 표현을 해보면서 ‘이 대사를 받아들일 수 있겠냐’라고 정말 많이 물으면서 작업했다.”


김하늘과 선을 지키는 것도 중요했다. 완수와 도윤이 묘한 기류를 형성하기는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불륜’이 돼 전개가 과해질 수 있다고 여겼다. 정지훈은 ‘김하늘과 로맨스 연기를 한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며 ‘화인가 스캔들’만의 ‘아슬아슬함’을 강조했다.


“완수와 도윤은 ‘안 되는데, 이끌림이 있는’ 상태라고 여겼다. 친구를 죽인 범인을 찾아 들어갔는데, 누군가가 한 여자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범인이 같을 수 있겠다는 유추를 하며 자연스럽게 그 대상을 살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다가 연민에 빠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눈빛만 나누고, 사랑을 하는 것 같은데, 또 아니고. 그런 과정의 반복이었다. 물론 두 캐릭터가 키스를 하는 장면은 있었다. 그 장면 또한 두 사람이 죽기 직전까지 내몰렸다가 살아난 것이라고 여기며 연기했다. 마지못한 이끌림이 있고, 한때 그 감정이 폭발한 건데, 그게 끝이었다. 그 텐션을 끝까지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경호원이지만, ‘현실감’을 갖춘 액션을 구사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했다. 그간 다수의 액션 영화, 드라마에 출연한 정지훈이지만 이렇듯 ‘디테일’을 추구하며 지루할 틈 없는 재미를 선사 중이었던 것. 정지훈은 ‘이제는 호흡이 딸린다’라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리얼한’ 액션을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무술팀이) 제게 액션에 대해 많이 물어봐 주셨다. 이번에 의견을 많이 냈다. 아무리 무술에 특화가 된 도윤이라고 해도 칼을 든 사람과 너무 능숙하게 싸우는 건 리얼리티가 떨어질 것 같더라. 그래서 삼단봉을 이용해 봤다. 극 중 여자, 남자와의 싸움도 담기는데, 그것도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그 바탕엔 그 여자가 킬러로 자랐다는 설정이 있었다. 컷을 많이 나누지 않고 길게 가지고 가면서 짧게 찍으며 현실감을 살리거나, 그런 방식도 시도를 해봤다.”


범인을 추리하는 재미에, 아슬아슬한 로맨스의 묘미, 여기에 액션을 보는 맛까지. 정지훈은 ‘화인가 스캔들’을 ‘즐기며’ 보는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물론 그래서 지나치게 가볍다고 말하는 이들도 없지 않으며, 전개상의 새로움이 없다며 실망감을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지훈은 ‘이러한 작품도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작품을 선택할 때) 장르의 다양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매운맛도 있고, 클리셰도 있는 드라마라고 여겼다. 작품성을 추구하는 드라마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순위가 어느 정도 올라가는지는 사실 디즈니플러스에게 중요한 것이지 않나. 그래서 이번 드라마는‘성공한 것이지 않나’라고 여겼다. 사실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은 기대하지 않았다. 한국형 클리셰라고 생각했다. 매운맛의 믹스 버전이라고 여겨서 기대가 없었는데, 해외 팬들의 반응에 놀랐다. 그 부분은 감사하다.”


드라마 출연은 물론, 가수 활동부터 유튜브 활동 등 정지훈 또한 ‘다양한’ 활동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물론 유튜브 콘텐츠에서 활약하며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정지훈은 시청자들에게, 또 팬들에게 지루할 틈 없는 재미를 선사하며 오래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고민이 많다. 배우 선배님들과도 이야기를 해봤다. 신비주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냐고 하시기도 하는데, 사실 저는 신비주의가 없는 연예인인 것 같다. 저는 친근한 이미지도 있고, 때로는 멀리 떨어진 연예인일 때도 있는 것 같다. 갑자기 배우 제대로 하겠다며 이미지를 바꿔도 사람들이 못 받아들일 것 같다. 연기를 정말 잘하면, 나의 분야가 생기지 않을까. 그 도전을 하는 과정이다. 연기를 할 때 접점을 맞추는 건 숙제다. 그럼에도 변하고 싶진 않다. 같이 놀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같이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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