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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플레이태그 "AI표 아이 행동 분석…부모·교사 모두 신뢰 얻었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4.08.26 06:00
수정 2024.08.26 15:18

미네소타주립대 컴공 교수 출신 대표가 설립한 '플레이태그'

AI 통해 아동 행동 분석 서비스 개발…부모·교사 모두 호평

노인 행동 분석 서비스도 개발중…내년 중반 출시 목표

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플레이태그 사옥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지난 3월부터 근로복지공단 강서어린이집은 다른 어린이집과 달리 특별한 '스마트 알림장'을 부모에게 전달한다. 바로 인공지능(AI)이 분석하고 작성해 주는 'AI 행동분석 리포트'다.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로 다각도 영상 정보를 분석해 아이 한명 한명의 행동을 분석한다. 해당 리포트에는 내 아이가 어떤 친구와 친밀한지, 오늘은 어떤 놀이에 관심을 가졌는지 등이 포함된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사진, 1~3초 내외의 짧은 영상도 함께 제공해 학부모의 반응도 뜨겁다.


함형선 근로복지공단 강서어린이집 원감은 "해당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했을 때 학부모님들의 기대가 컸었는데 도입 이후 AI를 통해 아이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실제 만족도도 높다"고 전했다.


학부모 반응이 뜨거운 이 AI 행동분석 리포트는 2022년 설립된 AI 행동분석 스타트업 '플레이태그'가 개발한 서비스 '스토리라인'이다. 박현수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 컴퓨터공학과 부교수가 휴직하고 개발한 서비스다.


컴퓨터 비전 논문만 50편…행동 분석 전문가가 설립한 '플레이태그'
스토리라인은 아이가 교육기관에서 활동하는 사진과 비디오를 AI를 통해 선정한 후 학부모에게 전달한다. ⓒ플레이태그

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는 3D 행동 복원 인식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포항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해 미국 카네기멜런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박사(기계공학)·박사후(컴퓨터공학) 과정을 밟았다. 이후 미네소타주립대에서 컴퓨터공학과 교수직을 얻은 컴퓨터 비전 전문가다. 컴퓨터 비전 관련 학회와 저널에 5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학계에서 컴퓨터 비전에 몰두했던 그가 플레이태그를 설립한 이유는 기술이 실생활에 쓰였으면 좋겠다는 일념 하나였다. 지난 14일 데일리안과 만난 박 대표는 "기술은 단순히 기술로 존재하기보다 누군가가 쓰고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가치가 있다"며 "개발하는 기술이 실생활에 쓰이다 보면 그 상황 속에서도 기술의 진보가 계속 이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또 사람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창업 계기를 밝혔다.


그렇게 박 대표는 교수직을 휴직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2022년 3월 플레이태그를 설립했다. 플레이태그는 컴퓨터비전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영상 속의 행동을 분석하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2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플레이태그 팀은 총 2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AI 개발자는 박 대표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컴퓨터 비전 연구 인력을 비롯해 5명이다. 또한 유아교육업계 경력을 가진 인력도 함께 근무한다.


스토리라인 서비스 중 인사이트 카테고리에서 실내 활동량, 교유관계, 놀이 선호도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플레이태그

플레이태그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AI 기반 행동 분석 기술을 활용해 어린이집 알림장을 자동으로 작성해 주는 솔루션인 '스토리라인'이다.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를 바탕으로 AI가 영상 정보를 분석하고 각 아이의 일과를 분석해 제공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스토리라인 서비스는 '스토리'와 '인사이트' 카테고리로 나뉜다. 스토리는 등원부터 하원할 때까지 CCTV를 통해 아이의 하루를 요약하는 사진과 1~3초 내외의 짧은 영상을 게재하는 공간이다. 인사이트는 아이의 행동 정량적인 데이터가 포함된 분석으로 ▲신체 활동량 ▲놀이 성향 ▲상호작용 등에 관한 다양한 데이터를 만들어 부모와 교사에게 제공한다. 현재까지 스토리라인 서비스를 도입한 기관은 61곳이다.


박 대표는 "신체 활동량은 만보기나 스마트워치 없이 아이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놀이 성향은 아이가 수학놀이와 블록놀이 등 특정 놀이에 얼마나 시간을 할애했는지를 매 초마다 파악해 통계자료를 제공한다"며 "상호작용은 누구와 몇분을 이야기했는지를 제공하는 지표로, 이는 모두 관찰카메라를 통해 AI가 분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를 파악하기 위해 한 교실당 8개의 관찰카메라를 설치한다"며 "일별, 월별, 학기별로 분석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이의 정량적인 발달 과정을 꾸준히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교사·학부모 모두 만족…아동 넘어 노인 행동 분석 솔루션까지 확대
CCTV에 찍힌 교사와 아동의 행동을 플레이태그의 기술을 통해 3D로 구현한 모습 ⓒ플레이태그

박 대표는 스토리라인이 교사와 학부모 모두에게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교육기관에서는 교사 대비 학생 수가 현저히 많아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관찰할 수 없는 환경인데 스토리라인이 이같은 공백을 메워준다"며 "교사은 아이들 사진을 직접 찍어서 관찰일지를 보내면서 여러 가지 상담도 동시에 진행하는데 AI가 이를 대신해 교사의 업무 경감 차원에서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다른 곳과 다른 차별 포인트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스토리라인 서비스를 도입한 후 해당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며 원아를 등록한 학부모도 있다"며 "서비스 도입 이후 교사와 부모 모두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70~80%는 만족한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스토리라인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아동 행동 장애나 사회성을 분석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된 경우도 있었다. 박 대표는 "한 아동에게서 ADHD 증상이 있다고 느낀 교사가 부모에게 이 사실을 전했지만 믿지 않았던 경우가 있었다"며 "이때 교사는 스토리라인 서비스에서 다른 아이들보다 활동량이 2배나 되지만 타인과의 상호작용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데이터를 보여주니 부모가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플레이태그는 아동 행동 분석을 넘어 노인 행동 분석 솔루션도 개발해 노인돌봄센터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영유아는 빠른 시간에 발달하기 때문에 영유아 행동 분석을 통해 아이가 제대로 발달하고 있는지 아닌지 판단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반면 노인은 퇴화한다. 노인의 행동은 또다른 지표로 분석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노인의 걸음 수나 속도, 유연성 등의 지표를 활용해 낙상할 위험도를 파악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인이나 환자들에게도 유의미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실버타운과 협업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내년 중반에 해당 사업을 펼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행동 분석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꾸준히 기술개발에 나설 예정이며 나아가 해외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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