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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죽은 집만 사서 돈 벌었습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08.22 04:17 수정 2024.08.22 04:17

ⓒ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홍콩에서 시세보다 약 30% 싸게 집을 살 수 있는 '흉가 매물'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흉가 전문 투자자 조세프 엔지 군라우 씨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군라우 씨는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사고사 등을 당한 주택만 전문으로 파는 투자자로 '귀신 아파트의 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가 '흉가 시장'에 손을 뻗게 된 것은 31년 전부터다.


지난 1993년 그가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 중 한 곳에서 근로자가 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 때문에 아파트를 싸게 내놓아도 팔리지 않았다. 그러다 어렵게 구매자를 찾았다.


아파트를 구매하겠다고 나선 이는 외국인. 군라우 씨는" 외국인은 광둥어(홍콩 등 중국 남서부에서 쓰는 방언)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귀신이 말을 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귀신이 나오는 집을 임대해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중국 미신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흉가 시장'에서 이들이 고객의 기반을 형성한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인내심이 있다면 나쁜 부동산을 파는데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폭행, 살인 등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가격은 시세 대비 10~30% 저렴하다.


빅토리아 피크에 있는 드래곤 롯지는 홍콩에서 가장 유명한 '귀신의 집' 중 하나이다. 섬뜩한 역사와 버려진 상태 때문에 귀신 이야기의 인기 있는 소재가 됐다.


2004년에 마지막으로 7400만 홍콩달러(약 127억원)에 매각된 이 저택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처형된 가톨릭 수녀들의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있다. 복도에서 누군가 우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수십 년 동안 버려진 채로 남아있는 이 저택은 멀리서만 볼 수 있다.


지난 2014년 홍콩 완차이의 한 아파트에서 영국인이 두 여성을 살해한 이후 해당 아파트에 매수자나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SCMP는 이 같은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존재할 수 있지만, 인내심과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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