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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가전 구독·웹OS·칠러로 兆 벌어…'상고하저' 우려 벗겠다"(종합)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4.08.21 12:15 수정 2024.08.21 14:22

21일 LG사이언스파크서 CEO 주관 인베스터 포럼

가전 구독, 올해 매출 전년 대비 60% 성장한 1조8천억 달성 전망

유니콘 webOS 광고/콘텐츠 사업, 올해 매출 1조 돌파 전망..외부 판매도 1천만대

칠러 사업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 공략...3년 내 유니콘 사업 발돋움 자신

21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인베스터 포럼(Investor Forum)에서 LG전자 조주완 CEO가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LG전자

LG전자가 기존 '가전명가' 타이틀을 벗고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21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국내외 기관투자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인베스터 포럼’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2030 미래비전' 발표 이후 1년여간 추진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의 경과를 설명하는 한편 LG전자의 차세대 캐시카우로 성장할 유니콘 사업들의 잠재력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주요 유니콘 사업들의 매해 조 단위 매출 기여로 LG전자가 '가전명가'에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빠르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B2C 기업", "상고하저 실적" 등 기존 우려를 벗고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포트폴리오 혁신의 힘...미래 핵심 성장동력 유니콘 삼형제

LG전자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유니콘 사업의 성과와 앞으로의 성장 비전을 소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이 사업들은 ▲가전 구독 ▲webOS 광고/콘텐츠 ▲HVAC(냉난방공조)/칠러(Chiller)다.


이날 HVAC, webOS 콘텐츠/서비스, 구독 등 각 사업 설명을 대표해 이재성 부사장, 조병하 전무, 이성진 상무가 각각 자리했다.


조 CEO는 “LG전자는 시장에서 1조원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는 벤처를 유니콘 기업으로 부르는 것에서 착안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내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유니콘 사업’으로 부르고 있다”며 “가전구독의 경우 이미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넘기며 ‘유니콘 사업’ 위상을 확보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또 다른 유니콘 사업 등극이 기대되는 시드(Seed) 사업군들도 본격적인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LG전자는 가전에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으로 가전 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판매 시점에 일회성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는 제품 중심 사업과는 달리 판매 이후에도 제품에 최적화된 케어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의 변화다.


구독 사업은 지난해 연매출 1조1341억원으로 유니콘 사업 반열에 올랐다. 직전 년도 대비 33% 성장한 수치다. 올 들어서는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올해 가전구독 매출은 60% 가까이 올라 1조8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LG전자 가전구독의 고속 성장비결은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킨 데 있다. 고객은 초기 구매부담을 낮추고, 원하는 기간만큼 전문가의 관리를 받으며 가전을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구독 기간 무상서비스도 유지된다.


21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인베스터 포럼’에서 조주완 CEO가 2030 미래비전 발표 이후 1년여간 추진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의 경과와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LG전자 뉴스룸 중계 캡처

고객들의 반응이 구독 사업의 높은 가치를 방증한다. LG전자 국내 가전매출 가운데 구독 비중은 작년 15%에서 올해 20%를 넘어섰다.


LG베스트샵에서 정수기를 제외한 대형가전 구매고객 중 35% 이상이 구독을 선택하고 있다. 또한 2대 이상 구독을 구매하는 고객 비중도 분기 마다 늘고 있다. 이성진 상무는 "구독 매출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은 TV 10%p, 주방가전 16%p, 생활가전 22%p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유니콘 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webOS 외부 판매는 누적 1000만대 돌파

두 번째 유니콘인 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은 전 세계 수억 대 제품을 플랫폼으로 삼아 추가 수익원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올해 매출은 지난 2021년 대비 4배 성장하는 1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LG전자는 이 사업의 고속 성장을 위해 ▲모수(母數) 확대 ▲수익모델 다변화 ▲사업역량 강화 등에 드라이브를 건다.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모수에 해당하는 제품이 많을수록 사업 규모가 커진다. LG전자가 지난 10여 년간 판매한 스마트 TV는 2억2000만 대에 이른다. LG전자는 자체 OS가 없는 외부 업체에도 webOS를 판매하는데, LG전자를 제외한 타 브랜드가 판매한 webOS TV는 1000만대를 넘어섰다.


webOS 탑재 기기는 TV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스마트 가전, 스마트 모니터, 프로젝트, 디지털 사이니지 등으로 확장해 나간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서는 글로벌 유력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LG전자는 webOS로 고객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광고, 서비스 등의 수익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브라질 등 글로벌 29개국에 3800개 이상 채널을 무료로 제공하는 광고기반 무료 스트리밍 ‘LG채널’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향후 성장성이 큰 게임이나 고객 취향 기반 맞춤형 쇼핑, 건당 개별 결제 콘텐츠인 TVOD(Transactional Video On Demand) 등으로 서비스를 다변화해 나간다.


webOS 플랫폼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2027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전 세계 4000개 이상 콘텐츠 파트너와 협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데이터 분석업체 알폰소(alphonso)의 맞춤형 광고 솔루션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조병하 전무는 "웹OS를 통해 LG가 만드는 스크린을 모두 연결하고 더 많은 고객들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1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인베스터 포럼’에서 조주완 CEO가 2030 미래비전 발표 이후 1년여간 추진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의 경과와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LG전자 뉴스룸 중계 캡처
칠러 사업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 공략...3년 내 유니콘 사업으로

LG전자 냉난방공조 사업은 가정용 에어컨부터 빌딩/학교/공공기관 등의 상업용 에어컨, 공장/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산업용 공조시스템, 보일러를 대체하는 히팅 영역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탈탄소, 전기화 등의 시장 변화 흐름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는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재성 부사장은 "북미와 유럽 중심의 탈탄소 및 친환경 정책 강화로 화석연료(가스/오일) 규제와 보조금 정책이 늘고 있으며 긴제품 교체 주기, 안정적 운영을 위한 관리 중요 제고 서비스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에는 AI 열풍에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늘어나며 냉각시설로 활용되는 칠러(Chiller) 사업의 기회가 새롭게 열리는 추세다. 칠러는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대형 건물 등에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로 초대형 에어컨이라고 할 수 있다. LG전자 칠러 사업의 최근 3년 연평균성장률은 15%를 넘어선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LG전자는 발전소,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사양의 칠러를 공급해 온 경험과 냉난방공조 사업의 고효율·고성능 원천기술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최근 새롭게 대두되는 액침냉각 등의 신규 솔루션도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LG전자는 다양한 글로벌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만큼 '글로벌 스윙 생산 체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중국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한다고 가정할 경우 물류, 환율 등의 변수 발생 시 동일 제품을 같은 튀르키예에서 생산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또한 지역 특화 제품 솔루션 개발을 위해 전세계 43개국, 62개 도시, 3만명 수준의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지역별 필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인오가닉(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 성장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을 추가적인 레버리지로 삼아 칠러 사업을 3년 내 1조원 유니콘 사업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자신했다.


21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인베스터 포럼’에서 조주완 CEO가 2030 미래비전 발표 이후 1년여간 추진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의 경과와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LG전자 뉴스룸 중계 캡처
“B2B, 플랫폼 기반 서비스, 신사업 영역에서 전사 매출 50%, 영업이익 75%”

LG전자는 중·장기 목표인 2030 미래비전 달성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간다. 이를 통해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확대 ▲B2B 전환 가속화 ▲신사업 육성 등의 중점 추진 영역에서 오는 2030년 전사 매출의 50%, 영업이익의 7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30 미래비전은 가전을 넘어 홈, 커머셜, 모빌리티, 가상공간 등 고객의 삶이 있는 다양한 공간에서 고객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해 미래 지향적 사업구조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7·7·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이다.


이같은 기업 체질 전환은 B2C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안정적인 수익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다.


조 CEO는 "일각에서는 연중 '상고하저' 현상이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회사 사업 구조는 에어컨, 냉장고 같은 수요가 상반기 집중되고 하반기에는 TV 같은 제품의 판촉 행사가 많이 진행돼 가격에 영향을 받는 게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계절성이 적은 시스템 에어컨 사업 성장을 비롯해 플랫폼 사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수익성이 '상고하저' 특성을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높은 성장성과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구조로의 변화를 추진하며 LG전자의 가치를 보다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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