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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탐사 시초 영국, 심해 정찰 성공 미국…중·일·러도 가세 [해양 R&D②]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4.08.22 07:00 수정 2024.08.22 10:29

‘미지의 영역’에 대한 기대감

유·무인 잠수정 8000m 바닷속 살펴

광물자원 등 경제적 가치 높아

기술 강대국들 물밑 경쟁 치열

유인잠수정 모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세계 기술 강국들이 해저를 탐험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까지 심해는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수치화할 순 없겠으나, 전체 바다의 95%가 아직 인류 탐사 손길이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지의 영역이 주는 기대감으로 영국과 미국 등은 예전부터 심해 탐사에 상당한 공을 기울여 왔다.


알려진 바로 인류의 심해 탐험 첫 시작은 영국의 HMS 챌린저호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따르면 챌린저호는 1872년부터 1876년까지 약 4년간 총 12만7600km를 누볐다. 챌린저호는 대서양과 인도양, 태평양을 지나 남극권을 횡단한 최초 목선이란 수식어도 붙었다.


챌린저호는 해저 생물 분포 상태와 수온을 측정해 대략적인 해저 지형을 그려냈다. 1875년 3월에는 수온을 측정하기 위해 내린 밧줄이 8000m 이상 내려가기도 했다. 지구상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를 처음 발견한 순간이다.


챌린저호는 4년의 항해에서 총 4717종의 해양생물을 새로 발견했다. 당시 채집한 퇴적물과 심층수 등은 현대 해양학의 기초가 됐다.


특히 바다 밑바닥을 그물로 긁어 올린 결과 망간단괴와 같은 심해 광물을 발견하면서, 심해 자원 채굴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챌린저호 이후 영국은 해양생물학자 찰스 톰슨이 스코틀랜드 북부 바닷속 1200m를 탐사해 무척추동물을 발견하기도 했다. 당시 이 발견은 심해층에 생물이 살지 않을 것이란 종전의 가설을 뒤엎어 학계에 충격을 안겼다.


미국의 해양 탐사 역사는 영국보다 먼저 시작했다. 1807년 미국 연안조사국은 동부 연안에서 조석과 조류, 수심 등을 조사했는데, 이는 최초 해양학적 탐사로 평가받는다.


해양 탐사에서 미국의 가장 큰 업적은 세계 최초의 심해 유인 잠수정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1964년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가 제작한 유인 잠수정 ‘앨빈’은 1명의 조종사와 2명의 과학자가 탑승하는 세계 최초 과학탐사용 잠수정이었다.


중국 유인 심해 잠수정 자오룽호가 2017년 6월 11일 팔라우 인근 태평양 상의 상양훙 09호에서 야프 해구 탐사를 위해 바다 속으로 내려가고 있다. ⓒ뉴시스
일본, 해저도시 ‘오션 스파이럴’ 건설 목표


앨빈호 과학자들은 1977년 갈라파고스 인근 해저산맥에서 350도가 넘는 뜨거운 물과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열수분출공’을 최초로 발견했다. 열수분출공은 구리와 철, 아연, 망간, 니켈 등 다양한 광물 자원이 쌓여 ‘광상(鑛床)’이 만들어지면서 심해 자원 대한 인류의 개발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중국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갖고 있다. 지난 2007년 2월 중국 해양과학자들은 해저 7000m 깊이로 잠수할 수 있는 유인 잠수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3인용 심해 잠수정은 길이 8m, 폭 3m, 높이 3.4m 고래 형상을 했다. 중국이 2006년 발사한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6호 연구진이 잠수정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1971년부터 유인 잠수정 개발에 나섰다. 1986년과 1994년 하이런 1호, 탄숴호를 잇달아 개발 성공했다. 이후 2010년 7월에는 3759m 심해에 도달해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일본에 이어 세계 5번째 3500m 심해저 잠수 기술 보유국이 됐다.


해양 탐사에는 섬나라 일본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심해 탐사 역사를 대표하는 것은 1990년 ‘일본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에서 개발한 유인 잠수정 ‘신카이6500’이다. 신카이는 1300회 이상 잠항하면서 많은 성과를 올렸다. 2012년 개조를 통해 최근까지도 최고 성능으로 현장에서 활약 중이다.


일본은 나아가 해저도시 개발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바닷속 3000~4000m 깊이까지 소용돌이 모양 건축물로 이어진 해저 도시 ‘오션 스파이럴’이다. 10년 전 계획이고,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은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러시아는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북극 4000m대 심해 탐사 성공 기록을 갖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 심해 탐사를 통해 천연가스와 석유 매장 가능성 등을 살폈다.


노르웨이는 지난 1월 국내외적인 논란과 환경단체 등의 반발에도 영해 내 심해 광물자원에 대한 탐사와 채굴을 승인했다. 당시 노르웨이 의회는 노르웨이 대륙붕에 있는 약 28만1000㎢에 달하는 북극 해저 지역에 대한 광물 탐사와 채취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사부’가 쏘아 올린 해양 강국의 꿈, 대서양 문턱 못 넘어 [해양 R&D③]에서 계속됩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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