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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재도전’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악재에 흥행 ‘장애물’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4.08.21 08:00 수정 2024.08.21 11:50

실적 향상에도 카뱅 주가 내림세에 몸값 저평가 우려↑

‘김범수 리스크’도 존재…비교그룹 확대 필요성 제기

서울 중구 케이뱅크 본점 전경. ⓒ케이뱅크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거론되는 케이뱅크가 IPO 재도전에 나섰으나 흥행에 적신호가 커졌다. 케이뱅크의 국내 유일한 피어그룹(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를 둘러싼 악재에 따른 것으로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케이뱅크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연내 증시 입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2월 상장을 포기한 지 약 1년 6개월 만에 재상장 추진에 돌입한 것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으나 이듬해 증시 부진의 여파로 IPO 시장 분위기까지 침체되자 IPO를 철회했다. 기업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케이뱅크는 IPO 입성을 위해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 대출 성장 및 대손 비용 안정화 등에 힘쓴 결과, 지난 2021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이후 꾸준히 흑자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 2022년 기록한 연간 순이익(836억원)을 반년 만에 넘어선 동시에 지난 2017년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이다.


이러한 호 실적을 기반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신뢰를 시장에 안겨준 셈이다. 나아가 1000만 고객을 돌파(상반기 말 기준 1147만명)하는 등 양질·질적 성장을 모두 이뤘다는 평을 받으며 연내 상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현판. ⓒ카카오뱅크

이같은 기대감에도 케이뱅크의 몸값에는 의문이 찍힌다. 케이뱅크의 국내 유일한 피어그룹으로는 인터넷 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코스피에 입성한 카카오뱅크가 꼽힌다.


통상 공모가 산출을 위해서는 피어그룹의 기업가치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피어그룹을 어느 곳으로 삼느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차이날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내림세를 지속하면서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도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올 들어 카카오뱅크 주가는 무려 23.2%(2만8000→2만1500원) 내렸다. 지난 2021년 8월 상장 이후 최고 9만4400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77.2% 급락한 것으로 공모가(3만9000원)보다도 44.9% 내린 수준이다.


한때 7.3배에 달했던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도 현재 1.7배까지 떨어진 상태다. 기업가치는 PBR에 순자산을 곱한 값으로 측정되는데 카카오뱅크의 PBR를 적용한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3조원대에 그친다.


현재 케이뱅크가 기업가치 5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점과 증권가에서 전망한 기업가치가 6조~7조원인 점 등과 비교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피어그룹으로 외국계 기업들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상장 당시 국내 전통 은행들과 사업 유사성이 낮다는 이유로 해외 기업들을 피어그룹으로 삼은 바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국내 유일한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가 이번 IPO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확실할 것”이라며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유죄 판결 시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하는 최악의 가능성이 존재해 다른 피어그룹들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별 금융업 환경 및 특성이 다른 만큼 해외 기업과 비교해 공모가를 산정할 경우 ‘거품’ 논란을 빚을 수도 있다. 최근 신규 상장사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경우가 적지 않는 등 IPO 시장의 흥행 열기가 가라앉은 점까지 고려하면 케이뱅크의 선택이 조심스러울 것이란 시선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케이뱅크가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로 기업가치 책정에 중점을 두고 대응할 단계는 아닌 듯하다”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지배구조·경영상황 등이 다른 만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을 시장이 어떤 식으로 인식할 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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