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안그래도 속 시끄러운데... 벤츠, 딜러사 파업에 '정비망'까지 흔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4.08.13 12:01 수정 2024.08.13 12:01

벤츠 최대 딜러사 한성자동차, 내일 재교섭

교섭 결렬시 게릴라성 파업 등 예정… 정비 차질 예상

직접 판매 시 고용안정 및 임금인상 등 요구

지난 7일 금속노조 수입자동차지회한성자동차 노조가 메르세데스-벤츠 강남 전시장 앞에서 가두시위를 하고 있다. ⓒ금속노조 수입자동차지회한성자동차 노조

벤츠코리아의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노조의 요구안인 '임금 인상'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데다, 벤츠코리아의 직접 판매에 따른 고용 불안이 기름을 부은 탓이다.


한성자동차가 국내 벤츠 서비스 센터 중 가장 큰 규모의 정비망을 가진 데다, 벤츠코리아의 2대 주주인 만큼 교섭 난항이 이어질 경우 벤츠의 국내 정비 서비스에도 차질을 겪을 예정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는 오는 14일 사측과 재교섭에 돌입한다. 노사는 지난 2월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해왔지만 지속 결렬됐고, 노조는 지난 7일 총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매년 200~300%씩 지급되던 성과급이 올해 50%로 삭감된 데다,국내 벤츠 판매량이 늘면서 벤츠의 본사인 벤츠 AG와 말레이시아 화교 재벌 기업인 '레이싱홍' 그룹에 수천억원을 배당했지만, 정작 직원들의 처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노조는 "2월부터 7월까지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임금 교섭에서 2023년에 46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는 이유로 임금동결을 주장했다"며 "매년 200~300%씩 지급되던 성과급을 올해에는 일방적으로 삭감해 50%만 지급하기도 했다"고 했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진 직접 판매 가능성도 노조의 불안감을 키웠다. 직접판매는 그간 딜러사가 벤츠코리아로부터 차를 매입해 판매했던 방식이 아니라, 벤츠코리아가 직접 차량을 판매하고 딜러사는 차량을 설명하고, 전시장의 개념으로 판매방식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노조 부지회장은 "조합원들의 불안감을 가장 키우는 건 임금보다도 직접 판매"라며 "직접판매 시점이나 계획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공지한 적도 없으면서 이미 내부에서는 직원수를 조정하는 것 같다. 정규직 조합원이 잘려나가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이 채우고 있다"고 했다.


이에 올해 한성자동차 노조 조합원은 지난해보다 규모가 늘었다. 이는 파업과 같은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정비 차질 등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노조는 오는 14일 재교섭이 결렬될 경우 게릴라성 파업 등으로 사측을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측에 미리 공지하지 않고, 돌발성으로 갑작스럽게 출근을 하지 않는 식이다. 미리 대비하지 못하는 만큼 차질은 더욱 커진다.


벤츠코리아가 한성자동차를 딜러사에서 제외할 수도 없다. 통상 수입차 본사와 딜러사간 관계가 '갑-을' 구조인데 반해, 한성자동차는 벤츠코리아의 2대 주주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벤츠코리아의 속사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대 판매망이자, 최대 서비스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 접점이면서 동시에 2대 주주인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섣불리 행동에 나설 수 없어서다.


게다가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져 있는 상황에서, 화재가 났던 모델인 EQE를 포함한 전기차 모델들의 점검이나 정비도 게릴라성 파업이 시작되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