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거침없던 안세영, 왜 귀국길서 말 아꼈나
입력 2024.08.08 08:55
수정 2024.08.08 09:24
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 작심 비판
공식 기자회견 불참 등에 2차 폭로 예고
귀국 인터뷰에서 “상의해 보겠다”는 말만 되풀이
프랑스 파리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던 안세영(22·삼성생명)이 정작 귀국길에서는 말을 아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겨냥한 폭탄 발언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안세영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협회의 선수 부상관리 등 아쉬움을 지적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내 무릎의 부상 정도는 생각보다 심각했다”며 “쉽게 나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배드민턴협회를 비판하고 더는 대표팀과 함께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협회는 (선수들의) 모든 것을 다 막고 있다. 어떤 면에선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 배드민턴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 대회에 금메달이 1개 밖에 안 나온 이유에 대해 더 생각했으면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수위 높은 발언의 파장은 컸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모두 경위 파악에 나섰다.
여기에 안세영이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하는 과정에서 “불참한 것은 (협회가) 대기하라고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협회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니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해 파장을 키웠다.
다만 안세영에 앞서 전날 오전 먼저 귀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은 “안세영의 기자회견 참석을 막은 적이 없다”고 말해 선수와 협회의 진실 공방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안세영은 귀국길에 오르기 전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에서 “제 입장은 한국에 가서 다 얘기하겠다”며 사실상 2차 폭로를 예고했다.
마침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안세영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의 발언에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안세영은 한국에 도착하자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었다.
안세영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발언에 대한 해명에 집중했다.
계속된 질의에는 “아직 협회랑 이야기한 게 없고, 팀이랑도 상의된 게 없어서 더 자세한 건 상의한 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말을 자제하도록 하겠다”고만 말했다.
안세영은 예상보다 큰 파장에 놀란 듯 협회, 팀과 상의해 본 뒤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는 말만 되풀이 한 뒤 소속팀 관계자에 이끌려 황급히 공항을 떠났다.
안세영의 폭탄 발언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는 등 여론은 대체적으로 선수에게 호의적이다.
다만 “모든 것을 밝히겠다”던 안세영은 귀국 후 입장이 돌변하면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안세영의 입장을 듣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도 다소 허무하게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