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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에 불거진 '빚투' 리스크…여전한 반대매매 '공포'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4.08.07 16:14 수정 2024.08.07 16:19

신용융잔 잔고 19조…연초보다 2조↑

반대매매 규모 433억…한 달 만에 8배

추가 하락 시 투자자 손실 악순환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불어나는 빚투(빚내서 투자)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주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한 이후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하락장이 다시 나타날 경우 반대매매가 주가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연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전날 기준 19조55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주식 시장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연초(17조5584억 원)보다 2조원 가까이 늘었다.


신용거래 융자는 증권사가 개인 투자자로부터 일정한 증거금(신용거래보증금)을 받고 주식거래의 결제를 위해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다만 증권사에 빌린 돈을 갚지 못했거나 신용거래 후 주가가 담보 비율 아래로 떨어졌을 때는 2거래일 내 담보 비율(통상 140%)을 다시 맞춰야 한다. 만약 담보 비율을 못 맞추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진다.


최근 롤러코스터 장세에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규모도 늘어났다. 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433억원으로 지난 7월 초 56억원 대비로도 8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다만 최근 코스피, 코스닥이 상승 반전하면서 일단 한시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83% 오른 2568.41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2594.83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코스닥도 2.14% 상승한 748.54에 거래를 마쳤다.


문제는 증권가에선 글로벌 주요 증시가 당분간 변동성이 큰 살얼음판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이번 폭락장의 주요 '원흉'으로 지목되는 미국발 경기 침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잭슨홀 미팅(22~25일), 엔비디아 2분기 실적발표(28일) 등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경우 국내 증시가 또 한 번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때마다 코스피 변동 폭이 매우 컸다는 지적이다. 지난 1998년 러시아 금융위기(1차) 당시 코스피는 고점 대비 38.9% 하락했으며 2차(2002년) 15.9%, 3차(2008년) 56.7%, 4차(2015~2016년) 10.9%, 5차(2020년) 35.7% 등의 급락세를 연출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이 나타날 경우 늘어난 반대매매가 시장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해당 종목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거래일 연속 시장이 반등하면서 한숨 돌렸다"라면서도 "다만 미국 경기 침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신용거래나 주식담보 대출 등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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