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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일드 펀드 세제혜택 올해 종료…비우량채 자금조달 '불안'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08.08 07:00 수정 2024.08.08 07:00

BBB급 이하 회사채 의무 편입…내년 과세특례 사라져

제도 수혜 받은 저신용 기업들, 다시 채권 발행 위축 우려

공모주 열기 주춤·투자환경 악화…우량채 쏠림 가능성도

ⓒ픽사베이

신용도가 낮은 기업과 공모주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 세제 혜택이 올해 종료되면서 비우량 회사채 시장의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투자 열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하이일드 펀드의 분리 과세 혜택까지 폐지되면 비우량채 발행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하이일드 펀드 설정 규모는 1조823억원으로 연초 4860억원 대비 122.7% 증가했다.


하이일드 펀드는 금융당국이 지난 2014년 신용등급 BBB급 이하 회사채의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만든 상품이다. 올해 하이일드 펀드는 각종 제도 개선 효과와 함께 IPO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설정 규모가 급증했다.


앞서 하이일드 펀드는 분리 과세와 공모주 물량의 우선 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후 분리 과세 혜택이 2017년 일몰제로 없어졌고 IPO 시장 침체 속 공모주 우선 배정까지 지난해 일몰될 상황에 처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작년 6월(분리 과세)과 올해(공모주 우선 배정)부터 두 혜택을 각각 재도입하면서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주목도가 재차 높아졌다.


이 펀드는 BBB+ 이하 채권을 45% 이상 투자하면 펀드에서 발생한 이자·배당 소득을 14% 세율로 1인당 3000만원 투자 한도까지 분리 과세한다. 공모주 물량의 일부를 우선 배정받는 혜택도 있다.


특히 하이일드 펀드는 비우량 채권을 의무적으로 담아야 한다는 점에서 올해 비우량 회사채의 흥행을 뒷받침해왔다. 자산운용사들이 공모주를 더 많이 받기 위해 하이일드펀드 규모를 키우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의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최대 3000만원까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올해 말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해당 펀드의 투자 매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하이일드 펀드 세제 혜택을 적용할 때 올해 12월 31일까지 가입한 펀드가 해당한다고 밝혔고 이는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에도 명시돼 있다.


문제는 분리 과세 혜택 폐지가 비우량 채권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우량채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하이일드 펀드가 위축되면 저신용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 공모주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것은 하이일드 펀드의 투자심리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 공모주 시장은 새내기주들의 주가 과열이 진정되면서 기관 수요 예측에서도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감지되는 등 가격 거품이 서서히 걷히는 분위기다.


여기에 최근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것도 비우량 채권시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투자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우량채 선호로 이어지면서 리스크가 큰 비우량채가 회사채 시장에서 다시 외면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에 업계에선 하이일드 펀드의 세제 혜택을 연장·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BBB등급이 그나마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은 하이일드 펀드의 수탁고 증가 덕”이라며 “BBB급 회사채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해 말 일몰 예정인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분리 과세 세제 혜택이 연장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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