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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R의 공포' 언제까지…우려 과도 vs 변동성 지속 '이견'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4.08.06 16:11 수정 2024.08.06 17:12

코스피 급등락에 연이틀 사이드카 발동

경기침체 두고 해석차…투자 난이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변수도 산재

뉴욕증권거래소.(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로 코스피가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전망을 두고 증권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공포심리가 과도하다는 의견과 변동성 지속 의견이 맞서며 증시는 '시계제로' 형국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최근 두 거래일(5~6일) 연속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주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당시보다 더 큰 급등락을 연출하면서다.


사이드카는 주식시장에서 주가의 등락폭이 갑자기 커질 경우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시키는 것으로 서킷브레이커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지수의 상하 변동폭이 10%를 넘는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현물은 물론 선물 옵션의 매매거래를 중단시키는 제도다.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80.60포인트(3.30%) 오른 2522.15로 마감했다. 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6분 코스피200선물지수가 급등하자 5분 간 사이드카를 발동시켰는데,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 2020년 6월16일 이후 처음이다.


거래소는 전날엔 반대로 지수 급락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서킷브레이크를 발동 시킨 바 있다. 이틀 간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지수가 요동친 셈이다.


코스피는 5일 전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8.77%) 내린 2441.55로 마감해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14분부터 20분 간 매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시켰는데, 이는 2020년 3월13일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이처럼 지수가 급등락을 연출하고 있는 건 미국 7월 고용지표 부진에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노동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7월 미 실업률이 4.3%로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요 지표가 일제히 둔화되면서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대됐다”며 “미 7월 고용보고서는 최근 노동시장의 급격한 냉각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증권가는 미국발 R의 공포가 증시에 미칠 파급력을 두고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우려스러운 수준인지를 두고 해석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공포심리가 과도하다고 보는 입장에선 미국 경기가 실질적인 침체 단계로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경제 지표가 개선을 보인다면 우려를 씻고 지수가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진단이다.


지난 5일 미국 7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4로 전월 대비 2.6포인트 반등하며 침체 우려를 덜어낸 점을 들어 단기 낙폭과대 구간은 벗어났다는 의견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미국 경기침체가 분명해지지는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지수는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심리적인 패닉셀링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증시 폭락은 매크로 이슈, 지정학적 이슈, 자금 시장 이슈, 바텀업(Bottom-up) 이슈 등 동시다발적인 악재의 반영기였다”며 “ 향후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에서 단기적으로 침체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인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 외에도 엔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렴하게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중동 전쟁 가능성과 미국 정치권 이슈 등 대내외적 변수가 산재한 상황인 만큼 변동성 확대 여지가 있어 보수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장에 대한 인식차가 커 투자 난이도가 높은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반응이 한 방향으로 계속되기보다는 상승과 하락이 재료에 따라 번갈아 나타나는 장세 나타날 가능성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되 거래 횟수를 너무 많이 가져가다가는 양쪽에서 터질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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