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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변동성에 흔들리는 투자자들…안전자산으로 '대피'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08.07 07:00 수정 2024.08.07 10:24

美 침체·엔 캐리 압박에 안정적 파킹형 상품 선호

단기 채권·금리형 펀드, 줄줄이 자금 순유입 상위

경기불안 우려 속 금현물 ETF 설정액 역대 최대

ⓒ픽사베이

대내외 리스크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동요하면서 잠시 시장을 관망하려는 투자 자금을 안전자산이 흡수하고 있다. 단기 채권·금리를 담은 ‘파킹형’과 금(金) 등 전통적인 피난처가 부상한 가운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7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전날 기준 최근 일주일 동안 국내 상장 ETF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종목은 단기 통안채와 은행채 등에 분산 투자하는 ‘TIGER 단기채권액티브’로 집계됐다. 이 기간 923억원의 자금이 흘러들어왔다.


같은 기간 머니마켓펀드(MMF)를 ETF로 재구성한 ‘RISE 머니마켓액티브’(653억원)와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653억원)도 자금 유입 상위 4위, 5위에 각각 올랐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에 투자하는 초(超)단기 금융상품이다.


이어 CD 금리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RISE CD금리액티브(합성)’이 6위로 499억원의 자금 유입 규모를 기록했다.


이들 초단기 채권을 활용한 ETF는 투자처를 찾지 못했을 때 여유 자금을 굴리기 좋아 파킹형 ETF로도 불린다. CD나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미국무위험지표금리(SOFR) 등 기초지수의 단기금리를 복리로 계산해 이자가 나오는 상품들이 대표적인 파킹형 상품이다. 대기성 자금인 MMF에 투자하는 상품 역시 파킹형으로 분류된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변수들과 불확실성 요인들이 등장하면서 시장 대응이 어려운 시기에 파킹형 ETF가 회피처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파킹형 상품에 자금이 쏠린 데는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가 작용했다.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 자금 청산 우려가 더해지면서 전 세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다만 장기채에 투자하는 ‘PLUS 국고채30년액티브’(448억원)와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199억원) 등도 단기채 상품과 함께 꾸준히 투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올해 장기채 ETF는 금리가 치솟으며 큰 손해를 봤음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따른 시세 차익을 기대한 매수세가 지속됐다. 최근에는 증시가 요동치면서 신용도가 높은 미국 국채 장기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안정적인 수익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금 관련 ETF도 주목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유일한 금 현물 ETF인 ‘ACE KRX 금 현물’ ETF의 설정액은 195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업계는 당분간 금 가격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11월 미국 대선 등 대형 이벤트 등에 따라 안전자산이 부각될 수 있어서다. 국제 금값은 이달 들어 장중 트로이온스당 2500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하기도 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데 따라 금 수요가 개선되면서 달러화 약세 수혜 및 안전자산 선호가 동시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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