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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열대야 현상 연일 계속…올해 폭염 1994년과 2018년 능가할 수도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4.07.30 00:30 수정 2024.07.30 00:30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 한 남풍이 계속 유입

낮에 오른 기온이 내려가지 못해 열대야 발생

올해 첫 열대야는 지난달 10일 강릉…지난해보다 6일 빨라

전국 최고체감온도 35도 내외…열대야도 한동안 지속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리며 더운 날씨를 보인 24일 저녁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물놀이 건조시설에서 바람을 쐬고 있다.ⓒ연합뉴스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등 밤에도 25도를 훨씬 웃도는 무더위에 잠 못 드는 날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연합뉴스와 기상자료개방포털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1일∼7월 28일 열대야 일수는 7.1일로, 1994년 8.6일 이후 30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 1분∼다음날 오전 9시) 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6∼7월 평년(1991∼2020년 평균) 열대야 일수는 2.7일이다. 월별로 보면 평년 기준 6월에는 열대야가 없었고, 7월에 2.7일이 발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후 6∼7월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94년으로, 8.6일(6월 0.1일·7월 8.5일)이었다. 올해는 6월에 0.1일, 7월에 7일의 열대야가 있었다.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꼽히는 1994년과 2018년 중 2018년 7.1일(6월 0일·7월 7.1일)과 같고, 1994년보다는 1.5일이 적다. 다만 7월이 아직 이틀 남은 만큼 2018년 기록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간밤에는 강원 속초(30.6도)와 강릉(30.4도)의 밤 최저기온이 30도를 웃돌며 '초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났다. 초열대야는 기상학적 용어는 아니나, 통상 밤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일 경우를 지칭한다.


지역별로 보면 곳곳에서 일최저기온 기록을 갈아 치웠다.


속초는 기존 1위였던 2002년 8월 1일 29.2도 기록을 넘어서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30도를 돌파했고, 강원 동해(29.8도)와 영월(26.1도)도 역대 가장 무더운 밤을 보냈다.


전날에는 경남 창원(28.3도), 충남 보령(28.2도)·서산(27.6도), 전북 정읍(28.0도)·남원(27.3도), 전남 고흥(27.9도)·강진(28.4도)·영광(27.1도)·장흥(27.1도)·보성(26.6도), 경기 파주(26.7도), 인천 강화(27.3도), 경북 울릉도(27.9도), 강원 대관령(23.1도)이 일최저기온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북 봉화는 28일 24.3도, 29일 24.5도로 역대 1위 기록을 이틀 연속 경신했다.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리며 더운 날씨를 보인 24일 저녁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연합뉴스

기상청은 밤사이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 한 남풍이 계속 들어오면서 낮에 오른 기온이 내려가지 못해 열대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첫 열대야는 지난달 10일 강릉에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6일 빠른 기록이다.


이달에는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초열대야가 발생했다. 밤 최저기온이 30도가 넘는 초열대야 자체도 흔한 일이 아니지만, 7월에 초열대야가 나타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7월에 초열대야가 나타난 것은 간밤 강릉과 속초가 처음이다.


앞서 강릉의 초열대야 발생 시기는 2013년 8월8일 30.9도, 2023년 8월4일 30.6도, 2023년 8월3일 30.5도, 2022년 8월6일 30.3도 등 모두 8월 초였다.


서울은 2018년 8월 2일과 3일 각각 30.3도와 30.0도로 이틀 연속 초열대야가 나타났다.


장맛비가 잦아들면서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만큼 8월에도 폭염과 함께 열대야가 이어질 예정이다.


기상청은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르고, 열대야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8월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8년 9.4일이었다. 1994년과 2022년이 7.9일로 그 뒤를 이었고, 두 해는 9월까지 열대야(각 0.3일)가 이어졌다.


올해 폭염은 1994년과 2018년처럼 강하게 발달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발생한 터라, 두 해를 능가하는 무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열대야 역시 길어질 수 있다.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지난 7일 오후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더위를 식히러 온 주민과 관광객들이 해변을 걷고 있다.ⓒ뉴시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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