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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한 ‘탕후루’ 매장에 ‘요아정’…“창업 잔혹사 반복 안돼”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4.07.30 07:06 수정 2024.07.30 11:14

신드롬급 인기 탕후루 쇠퇴

요아정이 새로운 강자로

계절성 아이템 창업 신중해야

요아정 아이스크림 인기 메뉴ⓒ요아정 홈페이지 캡처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던 탕후루가 대만 카스텔라의 전철을 밟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탕후루의 빈 자리를 일명 ‘요아정’이라 불리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꿰차고 있다. 다만 디저트 트렌드 주기가 짧아지는 만큼 무작정 창업하기 보다 실익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1호점을 연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은 그 가맹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요아정은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 2021년 매장 수 99개에서 2023년 166개로 늘었다. 올해 6월 기준 전국 요아정 매장은 350개가 넘는다.


요아정의 인기의 시작은 어찌 보면 탕후루와 비슷하다. 탕후루에 견줄만한 달달함을 유지하면서도 인스타그램용 사진까지 잘 나올 수 있는 디저트로 10대들의 선택을 받았다.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려놔도 그 모양과 색, 분위기까지 만족할 만한 이미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소비자가 직접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각종 토핑을 넣어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벌집꿀·몰티져스·인절미떡 등 과일부터 스낵까지 그 종류가 무려 50여 가지가 넘는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앱 실시간 검색어 1위가 요아정일 만큼 반응이 폭발적이다.


특히 연예인, 유튜버 등 ‘셀럽’이 자신의 토핑 조합 레시피를 내세우면서 금세 입소문을 탔다. 요아정을 키워드로 만든영상 조회 수가 잘 나온다는 사실을 인지한 다른 유튜버가 너도나도 요아정 먹방을 찍으며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관련 콘텐츠만 수백 가지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보이그룹 ‘라이즈’의 멤버 성찬이 추천한 ‘요아정 5억 레시피’다. 한 팬이 성찬에게 요아정을 먹느냐고 물었는데 ‘이렇게 먹으면 5억을 쓸 만큼 비싸고 맛있다’는 반응이 오면서 ‘밈(meme)’이 됐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일단 운영이 편하다. 홀 매장을 운영하는 점포도 있지만, 현재 매출 대부분은 배달·포장에서 나온다. 점주는 미리 아이스크림을 짜놓은 배달 용기를 냉동고에 넣어놨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거기 맞춰 토핑만 얹어내면 끝이다.


객단가가 높다는 점도 업주 입장에선 만족스러운 포인트다. 생과일, 벌집, 케이크 등고가 토핑을 추가하면 1인분 기준 가격이 2만원을 금방 넘어간다. 한 번 배달 시 주문 금액이 클수록 업주 마진도 늘어난다.


창업 비용도 높지 않다. 보증금 제외기준 5000만원 정도면 배달·포장 전문점을 낼 수 있다. 테이블 2~3개를 포함한 오프라인 매장 창업 시 인테리어비용을 포함해 약 1억원이 필요하다. 배달·포장이 주력이다 보니 임대료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요아정 공지ⓒ요아정 홈페이지 캡처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요거트 아이스크림 창업 열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왕 카스텔라, 벌집 아이스크림, 슈니발렌(망치로 깨 먹는 독일식 디저트) 등 '반짝'하고 사라진 디저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탕후루는 최근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쇠퇴기를 겪는 중이다. 올해 누적 폐업 점포 수가 개업 점포 수를 앞섰다. 집계 이래 폐업 점이 개업 점보다 많아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월 평균 폐업점포 수는 지난해 4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월 평균 114.5개 매장이 개업했는데, 올해 4월까지는 월 평균 16개 매장이 개업했다. 개업이 약 10분의 1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현재 영업 중인 전국 1607곳 중 76%가 지난해 개업했다.


인기가 시들해진 원인으로는 어린이·청소년에게 과도한 당 섭취를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 꼽힌다. 젊은 층 사이에서 새로운 것에 빠르게 흥미를 보이는 디저트 갈아타기 현상도 탕후루를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했다.


이처럼 인기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면 결국 자영업자가 피해를 보기 쉽다. 유행은 빠르게 변하는데 유행 만을 쫓는 사업 방식은 성공하기 쉽지않기 때문이다. 조바심에 충분한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전언이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소위 유명한 창업 아이템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탕후루만 하더라도 1년 반 만에 폐업률이 엄청나게 증가를 하고 있다. 99%가 손실로 접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서 그는 “창업을 할 때 표적 고객층이 얼마나 넓냐를 봐야 한다. 즉 구매고객층이 넓어야 한다”며 “탕후루만 해도 너무 젊은층만 공략한 아이템이었다. 수익성, 차별성, 정체성, 지속성을 체크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고 몇 프로의 수익성이 아니라 얼만큼 매출을 꾸준히 올릴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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