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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 번호판+전기차 캐즘’ 악조건에도… 마이바흐 ‘정면 돌파’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4.07.25 17:00 수정 2024.07.25 17:00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국내 출시

마이바흐 브랜드 첫 전기차이자 국내 세번째 라인업

韓, 작년 마이바흐 전세계 1위 시장 등극

"올해 판매량 감소 알지만… 전동화는 가야할 길"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연두색 번호판과 전기차, 사실상 올해 들어 고가의 수입 전기차가 팔리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전세계 1위 판매를 달성한 만큼악조건 속에서도 판매량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서다.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25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한국은 올해 상반기 마이바흐의 전세계 3번째 시장이다. 한국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새롭게 창조하고 있다"며 "마이바흐에 보여준 한국 고객들의 사랑이 EQS SUV에도 적용되고, 더 큰 성장을 일으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마이바흐는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이자, 국내시장에서 세번째 모델인 '디 올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와 45대 한정판 모델인 '마이바흐 나이트 시리즈'를 공식 출시했다. 첫 고객 인도는 8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물론 벤츠가 보유한 AMG, G클래스, 마이바흐 등 하이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이 그간 한국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아왔지만, 이날 바이틀 사장의 자신감은 특히 더 주목을 끈다. 마이바흐로서는 최근 들어 각박해진 국내 시장의 판매 환경 때문이다.


실제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마이바흐와 벤틀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의 판매량은 총 116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48%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 가운데 마이바흐는 지난해 상반기 1345대에서 올해 535대로 60.2% 주저 앉았다.


이에 무섭게 팔려나가며 전세계 판매 1위에 올랐던 지난해 성적도 올해는 기대하기 어렵게됐다. 마이바흐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 2019년 624대에서 2022년 1968대, 지난해엔 2596대까지 수직 상승했다. 4년 사이 무려 316%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500여대에 그치면서 1000여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초부터 실시한 연두색 번호판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법인 차량의 사적 이용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8000만원 이상의 고가 수입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도록 했는데, 이에 대한 거부감이 구매 수요를 꺾은 것이다. 오히려 이 기간 5000만원~1억원 이하의 차량은 지난해보다 더 많이 팔렸다.


게다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는 점도 의문을 갖게 하는 요소다.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6만555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줄었다.


마이바흐 나이트 시리즈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런 상황에서 마이바흐가 전기 SUV를 출시하기로 한 것은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기대감과 전기차 시장에 대한 확신이 반영 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틀 사장은 "한국시장의 전체적인 판매량이 예상보다 낮아졌다는 것을 목도하고 있고, 특히 초고가 차량에서도 (같은 양상이) 보이고 있다. 우리 또한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보면 차량을 오히려 기다리고 있는 고객들도 있다. 워낙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기 때문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이고, 앞으로 공급 측면에서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마케팅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초고가 브랜드로서 글로벌 벤츠의 전동화 전략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벤츠는 기존 2025년까지 전체 라인업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고 했지만, 이를 2030년으로 연기했다. 전 브랜드의 전동화를 선언한 만큼, 마이바흐 역시 이 목표에서 자유롭지 않다.


바이틀 사장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기대보다는 조금 주춤한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에 따라 내연기관과 전기차 양쪽 모두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쪽으로의 터닝포인트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이 50%를 차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이바흐는 이번 EQS SUV를 통해 전동화 시대에서도 초고가 럭셔리 업체로서의 위상을 지켜가겠다는 방침이다.


바이틀 사장은 "정교한 디자인과 라운지같은 인테리어, 모든 디테일이 '좋은 것은 아름다워야한다'는 마이바흐의 철학과 브랜드 위상을 지켜준다"며 "EQS SUV 뿐 아니라 나이트 시리즈, 향후 출시될 다른 차량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세계 시장 중 한국이 높은 순위로 올라선 만큼, 한국 고객들을 위한 접점도 강화한다. 마이바흐 전용 전시장은 물론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 브랜드 센터를 오픈한다. 신차 뿐 아니라 차량을 구매하는 경험부터 애프터 서비스까지 차량 전 생애주기에서의 경험을 극대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바이틀 사장은 "올해 국내 최초로 마이바흐 전용 전시장을 한국에 오픈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세계 최초로 마이바흐 브랜드센터를 한국에 오픈한다"며 "한국 고객들의 경험을 향상시키고, 한국 고객에게 럭셔리 정수를 꾸준히 전달하며 계속해서 기대를 초월하는 만족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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