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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미시-거시세계 각 운동량 전달 메커니즘 밝혀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4.07.24 14:00 수정 2024.07.24 14:25

자성 물질 내에서 미시세계 (스핀)-거시세계 (물질 회전)로의 각운동량 전달 과정. ⓒ광주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종석 물리·광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자성-비자성 초격자인공 구조물에서 각운동량을 지니고 있는 카이랄 열포논의 생성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각운동량 보존 법칙은 에너지 보존 법칙, 운동량 보존 법칙과 함께 물리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근본적인 세 가지 법칙 중 하나로서, 고전역학으로 기술되는 거시세계와 양자역학으로 기술되는 미시세계에 모두 적용된다.


1915년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과 반더르 요하네스 더 하스 (Wander Johannes de Hass)는 미시세계에서 거시세계로도 각운동량이 보존된다는 것을 아인슈타인-더 하스 효과를 통해 실험적으로 확인했지만 어떠한 원리로 미시세계에서 거시세계로 각 운동량을 전달하는 지에 대해서는 초고속 측정 기술의 한계로 1915년 이후 100년이 넘도록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스핀-격자 상호작용을 통해 미시세계 속 스핀에서 격자들의 집단 움직임인 포논으로 각운동량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2022년 독일 콘스탄츠 대학교(Universität Konstanz) 연구팀에 의해 실험적으로 밝혀졌다. 이때 각운동량을 전달받은 포논을 카이랄 포논이라고 부르며, 이는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이어주는 핵심적인 각운동량 전달 매개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이랄 포논의 생성(수 피코초)과 아인슈타인-더 하스 효과(수 밀리초) 사이에 방대한 시간적 차이가 존재하며, 그 사이에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는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자성 산화물 SrRuO3와 비자성 산화물 SrTiO3을 결합시킨 초격자 형태의 인공 복합 구조물(artificial heterostructure)을 만들었고, 보스-아인슈타인 통계를 따르는 카이랄 열포논의 생성을 세계 최초로 직접 관측해 1조분의 1초와 1000분의 1초 사이의 각운동량 전달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광여기를 통해 자성 산화물 루테륨산 스트론튬(SrRuO3)에서 초고속 자기소거를 유도하고, 카이랄 열포논을 생성했다. 이렇게 생성된 카이랄 열포논은 인접한 비자성 타이타늄산 스트론튬(SrTiO3) 층으로 전달되고 동적 다강성 효과를 통해 큰 자기 모멘트를 형성하게 된다.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시분해 자기광학 커 효과 (Magneto-optic Kerr effect) 측정을 통해 SrRuO3/SrTiO3 초격자 내의 카이랄 열포논이 생성하는 자기 모멘트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고, 카이랄 포논이 생성된 직후 물질의 회전이 발생하기 전까지 카이랄 열포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실험적으로 밝혀냈다.


이종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포논이 자기 수송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로서 스핀 공학과 포논 공학의 접점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며 "향후 자기 및 열 기능성이 결합된 다기능성 나노 소자 개발에 대한 중요한 디딤돌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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