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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證 호조로 시작한 실적시즌...기대감 속 우려도 여전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4.07.24 07:00 수정 2024.07.24 07:00

2Q 순익·영업익, 전년比 개선...합병 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

대형사 중심 개선 예상 속 중소형사 1Q 이어 부진 지속할 듯

부동산PF 추가 충당금·해외 부동산 손실, 부담 작용 가능성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DB

KB증권의 실적 발표로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시즌의 막이 오른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심경은 복잡하다. KB증권이 호 실적으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들은 낮은 수익성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부동산 이슈도 업계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양상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증권의 2분기(4~6월) 당기순이익은 1806억원으로 전년동기(1103억원) 대비 63.74%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1941억원에서 2434억원으로 25.40% 늘어났고 매출도 25.88%(1조8059억→2조2734억원) 늘렸다. 1분기를 합한 올 상반기 순익은 3795억원으로 전년 동기(2523억원) 대비 50.43%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 2017년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해 ‘KB증권’으로 출범한 이후 반기 기준 최대실적이었다.


KB증권의 호 실적 발표로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NH투자증권(25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상 26일) 등 대형사들의 실적은 개선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올 들어 증시 거래 대금 증가로 트레이딩 및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이 증가한데다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 관련 일회성 비용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며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소형사로 눈을 돌리면 대형사들과는 확연한 온도 차가 있다. 대형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적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 금융 수수료 감소의 영향도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동산 금융의 경우, 브릿지론뿐 아니라 본 PF 대출도 사업성이 낮아지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건전성 지표 저하 폭이 확대돼 왔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등 3개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SK증권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고 나신평은 다올투자증권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한신평은 케이프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중소형사들의 실적 회복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호 실적을 발표한 KB증권 조차도 2분기 순익이 1분기(1989억원) 대비 9.17%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중소형사들이 1분기 보다 나은 성적표를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적자를 시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다올투자증권도 다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자료사진). ⓒ뉴시스

부동산PF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리스크도 각 사별 실적 차별화가 나타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융사들이 PF 사업장의 사업성을 3단계(양호-보통-악화 우려)로 구분해 적용해 온 사업성 평가가 지난달부터 시행된 ‘PF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에 따라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로 더욱 세분화됐다. 부실로 분류되는 단계가 하나(악화우려)에서 둘(유의·부실우려)로 늘어나면서 규정이 한층 강화됐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이 새 모범 규준을 PF 사업장에 제대로 적용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점검에 나선 상태로 한국투자증권·메리츠증권·하이투자증권 등 부동산 PF를 집중적으로 해온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먼저 진행하고 있다.


사업성 평가 강화와 함께 부실로 인한 손실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에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게 되면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2분기든 3분기든 실적에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분을 반영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증권사들이 주로 펀드 형태로 투자한 해외 부동산 손실 리스크가 여전히 꺼지지 않은 불씨라는 점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부동산 시장 이슈에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발목 잡힐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부동산 리스크가 확대돼 실적 부진의 먹구름이 중소형사에서 대형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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