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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록 KIST 원장 “도전적 분위기 조성해, 연구자 본능 일깨울 것”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4.07.17 14:01 수정 2024.07.17 14:01

오상록 원장,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

취임후 KIST 변화로 PM제도 신설 등 꼽아

‘코리아 R&D 패러독스 여전’ 등 문제점도

혁신 연결고리 확장, 국제협력 모델로 극복

발언하고 있는 오상록 kist 원장.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야성을 찾고, 연구자 본능을 찾아야 한다. 연구 목표를 적절하게 세우고, 기획해 수주하는 등 방식이 일상화돼 있는데 이는 정부뿐만 아니라 연구자들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KIST는 연구자 본능을 일깨워 도전적이며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상록 KSIT 원장은 “우리나라 R&D 성공률이 왜 99%냐는 이야기가 많지 않느냐”며 “KIST부터 연구자 본능, 즉 도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전체적인 성공률은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좋은 패러다임을 보여주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향후 KIST 운영 기조에 대해 설명했다.


PM제도 신설 등 임무중심 R&D 모델 제시


KIST는 그동안 변화로 PM제도 신설, 연구지원 집중, 수행방식 현신 등을 통해 임무중심 연구개발(R&D) 모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이후 반도체산업 미래 먹거리를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신개념 반도체, 양자 게임체인저 기술로 대한민국 산업 발전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반도체는 연산능력 1000배 향상, 전력소비는 100분의 1 수준으로 감축 등 새로운 방식 초거대 연산반도체(RPU) 개발 및 실용화를 성과로 꼽았다.


청정수소 생산과 도입비용 절감으로 수소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KIST 기술로 수소 해외 도입비 1조3000억원을 절감하고, 청정수소 자급률 34% 달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임무중심 R&D 모델로 확대하기 위해 임무중심연구소(PM)도 출범했다. 연구소 평가 권한은 PM이 갖는다. 또 차세대반도체, 인공지능·로봇, 청정수소융합 등 연구소를 출범해, 임무중심 연구소와 연구본부 간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코리아 R&D 패러독스 문제는 ‘여전’…“잃어버린 연구자 야성 되찾아야”


하지만 자신들이 처해있는 상황은 녹록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중 패권 상황에서 과학기술 경쟁은 강화되고 있지만, 코리아 R&D 패러독스는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과학기술혁신역량분석에 따르면 자원과 활동 순위는 각각 5위와 3위를 기록했지만 성과는 10위, 환경 23위를 차지했다.


출연연 역할도 모호하다.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출연연이 고도성장 원동력이 됐으나, 현재는 학문적 수월성은 대학에 밀리고 수익성은 산업계에 뒤처지는 상황이다.


특히 타성적 연구 의식에 머무르게 되면서 '잃어버린 연구 야성'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손지원 KIST 연구기획조정본부장은 “미·중 갈등에서 촉발된 기술 패권 시대에 솔직히 출연연들이 얼마나 국가 코어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가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그동안 투입했던 자원에 대해 성과가 부족하다는 코리아 R&D 패러독스에 대해서도 늘 뼈아픈 반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60~70년대에는 출연연이 주도 성장 원동력이었지만, 현재는 학문적 수월성은 대학에 밀리고 실용화 측면에선 학원계에 밀리는 모호한 위치”라며 “이런 부분에서 실패했다는 여러 가지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 또 공공이관으로서 경직성, 타성적 업무 위치에 머물게 되면서 잃어버린 연구 야성이라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고 판단했다.




향후 과제 설정 방향.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혁신 연결고리 확장하고, 국제협력 모델도 제시



KIST는 ‘World Class KIST’라는 비전을 새롭게 설정해 임무중심 R&D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연구결과가 창업과 기업 성장으로 연결되는 혁신 연결고리를 확장한다. 연구자가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창업 지원제도를 신설한다. 공급자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기술사업화 제도 체질도 개선한다. 분산화된 창업과 기술사업화 기업을 ‘KIST INNOVATION’으로 통합한다.


해외거점별 임부를 차별화하고 글로벌 일류에 걸맞은 국제협력 모델도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전략을 고려해 해외거점 역할을 재정립한다. 해외거점은 지역에 맞는 특성을 연구했으나, 향후엔 네트워킹 허브 쪽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KIST 유럽은 연구에 기반을 한 네트워킹 허브로 역할을 할 예정이다. 보스턴 연구서는 바이오에 집중했다면 3대 게임체인저 인력과 기업 협력 허브로 변모할 방침이다.


해외 선도 연구기관과 협력을 확장하고, VKIST 2단계 사업 착수도 대비한다.


연구지원체계도 조성한다. 성과에 걸맞은 인센티브 제공으로 세계적 인재 유입과 육성을 도모한다. 현장형 연구지원 전문가 육성을 위해 PM 연구지원 기능 전문화, 직무순환체계 혁신 등도 시행한다. 연구수집터 수집, 분석, 활용 자동화, 생성형 AI 활용 연구지원, 경영활동 혁신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넘어 연구·행정 등 기관 운영 전반 AIX 실현하겠다는 예정이다.


오 원장은 “임무중심연구소 평가 권한은 전적으로 PM이 가진다”며 “평가 제도가 상당히 공정해야 하고, 누구나 설득할 수 있는 타당한 제도여야 한다. 전임 원장님께서 만들어 놓은 평가 제도가 있는데, 단기적 성과보다 연구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제도로 변경했다. 이를 그대로 가져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PM은 단순 결과물이 좋은 논문 몇 개를 썼는지, 특허를 몇 개를 했는지 등이 아니라 임무에 얼마나 근접하게 기여했는지 등을 분석으로 볼 것”이라며 “그 안에선 실패를 통한 학습도 분명히 담길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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