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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걸음질 치는 코스닥...증시 수급 불균형 심화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07.12 07:00 수정 2024.07.12 07:00

코스피 8.9% 오를 때 1.6% 하락...작년 강세와 대비

외인 대형종목 위주 26조 담아...중소형주 침체 지속

파두 사태에 기술특례 IPO 타격...상장 첫날 상승폭↓

ⓒ픽사베이

최근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뒷걸음질 치면서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밸류업·인공지능(AI) 산업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대형주에 외국인 매수가 쏠리는 상황에서 중소형 공모주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주가 상승 동력(모멘텀)이 사라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2일~7월11일) 코스피지수가 8.89%(2655.28→2891.35) 상승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1.63%(866.57→852.42) 하락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코스피가 18.73%(2236.40→2655.28) 오르는 동안 코스닥이 27.57%(679.29→866.57) 상승한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흐름이다.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이 작년과 다른 양상을 보인 데는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미국 AI 반도체주의 강세가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들이 국내 저평가 가치주 및 수출주, 대형 반도체주 비중이 높은 코스피 종목들을 매수한 결과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6조81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7399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11조2928억원)·SK하이닉스(3조7137억원)·현대차(3조3540억원)·HD현대일렉트릭(1조1827억원)·기아(9823억원)·KB금융(6128억원) 등 반도체주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저평가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에 코스피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코스닥 종목 위주로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개인은 올들어 코스피시장에서 18조36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선 6조7401억원을 사들였지만 코스닥 역시 거래량이 급감하며 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의 상장주식 회전율은 30.20%로 2017년 10월(29.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거래가 활발했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8조7922억원으로 작년 11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최근 1년간 코스닥지수 추이ⓒ한국거래소

개인들이 국내 주식을 팔고 미국 증시로 떠나는 기조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반면, 기록적인 강세를 보인 미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어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은 연초 이후 지난 10일까지 미국 주식을 79억581만 달러(약 10조9100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다만 코스피는 강력한 수급 주체인 외국인들이 국내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받아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하락이 방어될 수 있다. 코스닥은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고 상승장을 이끌 만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코스닥 상승을 주도했던 2차전지 업종이 부진한 가운데 AI 반도체 관련주와 대형 수출·가치주가 코스피에 몰려 있어서다.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밸류업 정책에서도 코스닥 기업들은 당장 주주환원 확대보다는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어 대형주와 비교해 주목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작년 코스닥시장을 끌어올린 중소형 공모주의 강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도 우려 요인이다. 통상 상장 첫날 급등했던 공모주의 주가 상승률이 하반기 들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기술특례 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 등이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올 하반기 첫 주자로 코스닥에 상장된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4만3300원) 대비 20.44%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는데 일반상장 기업의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것은 지난해 11월 상장한 동인기연 이후 8개월 만이다. 이어 3일 입성한 하스는 상장일 공모가(1만6000원) 대비 7.19% 올랐으나 한 자릿수 상승에 그치는 아쉬운 성적을 냈다.


시장에선 당분간 중소형주의 반등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어 코스닥의 부진 탈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반기에도 상반기 증시를 견인했던 테마 중심의 거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식시장은 AI 반도체와 인프라, 밸류업이란 세 가지 컨셉이 핵심으로 2차전지, 소프트웨어(SW) 기업의 경우 녹록지 않았다”면서 “최근 AI 반도체, 인프라 테마 등은 더 강화되고 있어 이를 감안해 7월 이후 시장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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