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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작가 딸 "계부 성폭행, 친모는 알고도 방관"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입력 2024.07.10 03:29 수정 2024.07.10 03:29

2013년 촬영된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 ⓒAP 연합뉴스

캐나다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앨리스 먼로의 친딸이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지만, 엄마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했다고 폭로했다.


7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매체에 따르면 먼로의 딸 앤드리아 로빈 스키너는 캐나다 일간지 토론토 스타에 글을 게재해 "어린 시절 양아버지에게 성적으로 학대를 당했으며 어머니는 이 사실을 알고도 침묵했다"고 주장했다.


스키너는 9세이던 1976년부터 계부 제럴드 프렘린에게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했다. 당시 50대였던 프렘린은 스키너가 자고 있던 침대 위로 올라가 그를 성폭행했다. 스키너는 친아버지에게 이 같은 사실을 말했지만, 아버지가 엄마인 먼로에게 전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몇 년간 프렘린의 성적 학대는 계속됐다. 스키너는 프렘린이 차를 타고 갈 때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거나 먼로의 성욕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스키너는 후유증으로 편두통, 불면증, 폭식증 등에 앓게 됐다.


작가로서 유명세를 타던 먼로는 한 단편소설에서 의붓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여성의 이야기를 그렸다. 소설이 출간되자 20대가 된 스키너는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내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하지만 먼로는 딸에게 연민을 보이긴커녕 마치 스키너가 불륜을 저지른 듯 반응했다.


이후 먼로는 잠시 프렘린을 떠났다. 프렘린은 가족들에게 편지를 써 자신이 성적 학대를 가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스키너가 먼저 유혹했다고 변명했다. 또 그는 스키너를 가정 파괴범이라고 매도했다.


먼로는 프렘린에게 다시 돌아와 2013년 남편이 사망할 때까지 부부 생활을 지속했다.


스키너는 2005년 경찰에 30여 년 전 겪은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온타리오주 법원은 당시 80세가 된 프렘린에게 성추행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스키너는 "엄마는 자신이 (성적 학대 사실을)너무 늦게 들었으며, 그를 너무나 사랑한다고 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났든 그건 나와 내 의붓아버지 사이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했던 것은 진실에 대한 기록과 내게 일어난 일이 내가 마땅히 겪었어야 했던 것이 아니라는 공개적인 입증"이라며 "나는 내게 일어난 일의 현실, 진실을 마주한 내 어머니가 나를 학대한 사람 곁에 계속 머물고 그를 보호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또 다른 인터뷰, 전기, 행사를 보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먼로는 지난 5월 92세 나이로 타계했다. 단편소설의 거장으로 명성을 얻은 그는 주로 여성에 대한 글을 썼으며, 2013년 캐나다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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