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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올 상반기에만 군사합의 최소 450회 위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4.07.03 06:00 수정 2024.07.03 08:24

지난 연말까지 3600여회 위반

지난달 초까지 4050여회 어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미사일 발사, 오물풍선 살포,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등 북한의 복합도발에 맞서 윤석열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를 전면 효력정지한 가운데 북한이 올 상반기에만 450회가량 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군사합의 효력정지 책임이 북한에 있다며 지난달 초까지 북한의 누적 위반 사례가 4050여 회에 달한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군사합의 체결 약 1년 뒤인 2019년 1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창린도 포격을 직접 지시했다며 "그런 직접 도발을 20여 회 했다"고 밝혔다.


군사합의에 따라 해상완충구역을 설정해 포사격을 중지하기로 했지만, 북한이 합의 1년 만에 해상사격을 진행하는 등 '중대 위반 사례'가 수십 회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신 장관은 군사합의에 "명시적으로 포문 개방 (금지)조항이 있는데 (북한이) 그것을 위반했다"며 "6월 4일까지 (총) 4050회 정도를 위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군 당국이 북한의 군사합의 위반 사례를 지난 연말 기준 3600여 회로 집계한 바 있는 만큼, 올해 상반기에만 최소 450여 회를 위반한 셈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대정부질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신 장관은 "군사합의가 북한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대한민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며 △군사력 균형 △'국가' 속성 △작전환경 등 3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군사력 균형 면에서 북한은 양적 우위에 있고, 우리는 이를 상쇄하기 위해 질적 (우위의)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며 "질적 우위의 핵심이 공중 감시·정찰과 정밀 타격 능력이다. 그것이 비행금지구역으로 인해 제한을 받았다"고 말했다.


군사합의에 따라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여파로 우리 공중전력이 감시·정찰은 물론 공대지 미사일 등 각종 무기체계를 온전히 활용할 수 없게 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관련 인식을 반영하듯, 윤 정부는 지난해 11월 북한 군사정찰도발 위성에 맞서 군사합의 가운데 비행금지구역 관련 조항을 콕 집어 효력정지에 나선 바 있다.


신 장관은 군사합의가 우리나라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또 다른 이유로 '남북 속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 나라"라며 "한미 연합방위 체제는 외부 침략이 있을 때 적용(작동)되는 방어동맹"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북한은 6·25 전쟁을 포함해 3120여 회의 계획적 도발을 했다"며 "동물로 비교(비유)하면 북한은 육식동물이다. 대한민국은 상대 동물을 공격하지 않는 초식동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사이에 있는 울타리를 허물고 CCTV를 허물어 평화롭게 살자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국제법을 어기는 범죄 국가, 범죄자"라며 "우리는 선량한 시민이다. 울타리를 허물고 범죄자와 시민이 편히 잠을 자자는 것 역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군사합의가 남북 작전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판문점을 기점으로 평양까지 140여 km이고, 서울은 50km"라며 "동량, 동수로 줄이면 누가 불리한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서울 이북의 지역이 전략적 가치가 높다"며 "강남땅 1000평과 전방 골짜기 땅 1000평이 똑같은 면적이니 교환하자는 소리와 같다"고 말했다.


감시초소(GP)를 같은 규모로 철거키로 한 군사합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신 장관은 "더 심한 건 NLL(북방한계선)"이라며 "서해 평화수역이라면서 NLL을 기점으로 북쪽은 50km, 대한민국은 85km다. 훨씬 우리가 더 많이 양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강남땅 1000평과 골짜기 땅 600평을 교환하자는 소리와 똑같다"고 부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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