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날 돕겠다더니"…나경원·윤상현, '元 급출마'에 보인 반응은
입력 2024.06.21 16:43
수정 2024.06.21 19:38
전당대회 당권 도전, 하룻밤새 결단 됐나
나경원 "지금 형국 '제2의 연판장' 생각"
윤상현 "윤심 기대 나왔다면 시대착오적"
원희룡 "당황하게 된건 인간적으로 미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7·23 전당대회 '급(急)출마'를 두고 당권 경쟁자인 나경원·윤상현 의원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원 전 장관으로부터 덕담까지 들었었는데 돌연 본인이 스스로 출마 결단을 하게 된 것에는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도 보내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21일 오전 국회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당대회가 되면 늘 줄 세우고, 줄 서고, 대통령실을 판다"면서 "지금 진행하는 형국이 '제2의 연판장'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연판장 사태'란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나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린 것을 말한다. 나 의원은 당시 친윤계의 집요한 전방위적 불출마 압박에 끝내 출마를 접은 바 있다.
나 의원은 "우리가 모두 하나가 돼 미래를 위해 함께 가야 한다"며 "나는 늘 국민에게 줄 서는 정치를 했다. 그런 정치 문화를 만들 수 있고, 그렇게 해서 국민과 함께 더 크고 더 강한 정당을 만들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원 전 장관을 강하게 견제했다. 윤 의원은 이날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에서 "원 전 장관 (출마를 두고) 윤심이다 뭐다 하는데 만약에 윤심에 기대서 나왔다고 한다면 정말 시대착오적인 행태라고 말씀드린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원 전 장관과 최근 만난 사실을 공개하면서 "원 전 장관이 나를 돕기로 했다가 갑자기 (전당대회에) 나오겠다고 전화를 해서 나한테 '죄송하다'라고 말해서 '잘 해봐라' 한마디만 하고 끝냈다"며 "전당대회를 자기 정치 일정의 징검다리로 사용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이에 원 전 장관은 '윤심'에 의해 출마를 결심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천 계양을도 가장 어려운데 가서 희생한다는 각오로 나섰었는데 지금 상황에서도 더 큰 희생이 따르더라도 나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은 "결심은 내가 주체적으로 했다"며 "미안한 건 먼저 뛰던 분들에게 '나는 안 나설 거니까 도와주마'라고 덕담 내지는 진심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그분들이 당황하게 된 결과가 있어서 인간적으로 미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