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다시 주목받는 SSM, 유통가 재편 가능성은
입력 2024.06.07 07:16
수정 2024.06.07 09:04
집밥 수요 늘면서 간편식, 즉석식품 비중 확대로 대응
주요 4사 매출 규모 비슷, 인수 시 독보적 1위로 급부상
수익성 개선 위해 부진점 구조조정, 인수 가능성 낮다는 평가도
한때 주요 유통기업의 아픈 손가락으로 지목됐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간편식 등 집밥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유통채널로 거듭나서다.
실적은 물론 점포 수도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면서 시장 재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SM 판매액은 4.2조원으로 최근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신규 출점과 의무휴업, 영업제한 등 규제가 여전하지만 대형마트에 비해 부지 소요면적이 적고 출점 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소규모 상권에도 입점이 가능해 틈새시장 공략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외식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각종 간편식과 즉석식품 비중을 늘린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늘어나는 집밥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이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에 장보기 수요를 빼앗겼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 회복을 넘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SSM 시장은 GS리테일, 이마트,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대기업 4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각 사 매출액은 1.2조원에서 1.4조원 수준으로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매장 수는 작년 말 기준 GS더프레시가 434개로 가장 많고 롯데슈퍼 358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310여개, 이마트에브리데이 254개 순이다.
과거에는 롯데슈퍼가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했지만 2020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매장 수를 줄이면서 1위를 GS리테일에 내주게 됐다.
롯데슈퍼는 2019년 말 521개 매장에서 작년 말 358개로 163개가 줄었다.
반면 GS더프레시는 공격적인 가맹점 출점을 통해 2021년 21개, 2022년 37개, 2023년 56개가 순증했다. 현재는 4사 중 유일하게 400개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올해도 슈퍼마켓 사업에 101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작년 692억원 대비 46.3%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가운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매물로 등장하면서 매각 결과에 따라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주요 4사의 시장 점유율이 20%대로 비슷한 만큼 3사 중 누가 인수하더라도 압도적 시장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현재까지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SM 시장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대규모 자금을 들여 인수를 할 만큼 전망이 안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이유에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4사가 비슷한 규모다 보니 독과점 우려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익스프레스 매장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기존 점포와 상권이 중복될 수 있고, 주요 기업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그간 부실 점포를 폐점을 단행한 만큼 굳이 다시 몸집을 불릴 필요성을 느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SSM 업계 외에 쿠팡, 알리 등 이커머스 기업의 인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커머스의 약점으로 꼽히는 신선식품을 강화할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