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 vs 코오롱인더, ‘생명줄’ 타이어코드 특허 전쟁 장기화
입력 2024.05.29 15:15
수정 2024.05.29 17:00
효성첨단소재, 특허심판원 기각 결정에 특허법원에 항소
효성 “30년 전부터 존재한 기술 진보성 없어…특허 무효”
美에선 코오롱인더, 효성첨단소재 대상 특허 침해로 소송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HTC)’ 특허 싸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타이어코드가 두 회사 모두에게 주력 사업인데다, 최근 전기차 전환 이슈와 맞물려 유망 사업으로 떠오르면서 어느 한 쪽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2일 ‘코오롱인더스트리 HTC 특허무효’에 대한 심판원 결정에 불복해 특허법원에 항소를 제기하기로 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형태를 잡아주고 내구성을 보강하기 위한 일종의 보강 소재다. 이번 소송의 대상인 HTC는나일론 하연사와 아라미드 하연사를 꼬아 만든다. 제조가 간편하고 높은 강도 및 내피로 특성을 지녀 초고성능 타이어에 적용 가능하며, 배터리 무게로 인해 중량이 큰 전기차용 타이어의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총 매출에서 각각 60%,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두 회사 내에서 비중이 높은 사업이다.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51%, 15%의 점유율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효성첨단소재의 항소는 지난 3월 특허심판원의 결정에 대한 반발이다. 특허심판원은 효성첨단소재가 제기한 코오롱인더스트리 HTC 특허무효심판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앞서 효성첨단소재는 2022년에도 특허심판원에 또 다른 HTC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 역시 지난해 기각된 바 있어 이번까지 연거푸 고배를 마신 셈이다.
양측은 HTC 기술이 ‘보편적’인지 ‘진보적’인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 왔다.
효성첨단소재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자신들의 기술을 첨단 기술(진보성이 있는 기술)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라미드·나이론 HTC는 이미 30년 전부터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하이브리드 제조 기술은 업계에서 통용되는 보편적인 기술로, 효성첨단소재도 약 20년 전부터 타이어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금호건설이 1999년에 ‘고무 보강재용 아라미드-나일론 복합섬유 코드’와 ‘고무 보강재용 아라미드-폴리에스터 복합섬유 코드’를 특허 등록한 바 있다. 현재는 특허 기간이 만료돼 소멸됐다.
반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다양한 선행기술보다 당사의 특허가 진보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2년 HTC 기술 출원을 신청했으며 2015년 특허로 등록됐다.
양사는 최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시장에서도 특허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월 미국에서 효성첨단소재 상대로 HTC 특허 침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효성첨단소재가 제기한 HTC 특허 무효 심판 승소에 이어, 특허법원에서도 당사 특허의 유효성이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