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풍에 고공행진 LS, 어디까지 날아갈까
입력 2024.05.29 07:00
수정 2024.05.29 07:00
전력 수요 급격히 높아지며 그룹 차원에서 사업 확장
핵심 계열사 전선-일렉트릭 등 공장 증설 및 인수합병도
LS그룹이 AI(인공지능)발 바람을 타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AI로 인해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격히 높아지면서다. 핵심 계열사인 LS전선과 LS일렉트릭을 필두로 해외 신규 공장 건설은 물론 인수합병까지 나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멕시코 중부 케레타로주 산업단지에 대용량 전력 배전 시스템인 '버스덕트' 공장을 신규 건설한다. 이는 경북 구미, 중국 우시, 베트남 호찌민에 이은 네 번째 생산 거점이다. 해당 신규 공장은 올 하반기 착공해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덕트란 전선 대신 쓰이는 금속 배선통을 의미한다. 금속 케이스 안에 판형 도체를 넣어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조립식으로 설치하기 때문에 전선보다 설치와 이동이 간편하고 전력 사용량을 30% 가량 줄일 수 있다. 주로 대형 건물에 설치된다.
약 12만6000㎡(약 3만8000평) 부지에 연면적 1만6800㎡(5082평) 규모로 건설되는 이번 공장은 북미 버스덕트 시장 진출을 위한 기지로 쓰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렴한 인건비는 물론 미국, 멕시코, 캐나다협정(USMCA)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LS전선은 멕시코 버스덕트 공장에서 2030년까지 1억달러(약 1362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북미 버스덕트 시장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등으로 급성장하는 추세라 이같은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 기대감이다.
LS전선은 최근 미국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회사의 아시아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LS에코에너지 역시 유럽과 베트남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중이다. 실제로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베트남그룹과 함께 베트남과 싱가포르를 잇는 해저케이블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전력기기 사업을 맡고 있는 LS일렉트릭의 경우 내년까지 803억원 가량을 투자해 부산사업장 증설에 나선다. 최근 북미를 중심으로 커지는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한 인수합병에도 나섰다. LS일렉트릭은 592억원을 투자해 국내 중소 변압기 제조기업인 KOC전기의 지분 51%를 매입했다. KOC전기는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54kV 기술력과 설비를 보유, 한전에 초고압 변압기를 납품하는 기업이다.
LS일렉트릭은 KOC전기 인수 이후 초고압 변압기 제조 설비 증설을 추진해 내년 말까지 생산능력을 2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LS일렉트릭의 생산능력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는 기존의 부산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도 2배 늘린다고 공시한 상태다.
부산사업장과 KOC 전기 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LS일렉트릭의 2026년도 생산능력은 총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재와 같은 전력 호황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20년 2350억달러에서 2030년 5320억달러, 2050년 6360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