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문재인 만나 협치 시도…현실은 당일에도 '으르렁'
입력 2024.05.24 00:10
수정 2024.05.24 00:10
노무현 추도식도 찾아…황우여 "盧 꿈꾼 타협의 정치 함께 실행"
文 "정치 격화 걱정"…국힘 지도부 "역할 해달라"
'통합' 강조했지만…당일 논평에선 정쟁
국민의힘 지도부가 여당 최초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났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그간 '통합'을 강조하며 '협치' 행보를 보여왔는데 이번 예방도 같은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당은 통합 행보를 강조한 이날에도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 참여 후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들의 만남은 20여분간 이어졌다.
황 위원장은 이날 예방에 앞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 참석과 문 전 대통령 예방의 의미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강조했고 타협의 정치를 늘 강하게 주장했다"며 "새로운 지도부가 우리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께서 꿈꿨던 정치를 함께 실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 예방을 마친 후 황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정치가 너무 격화되고, 특히 정치 언어라고 하는 험한 말과 극단적 표현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셨다"라며 "국가에 함께 봉사하는 두 팀인데 서로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대화하고 정책을 개발하고 입법도 해야 하는데 그것(정치 언어)이 격화되는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도 그런 점에서 문 전 대통령이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황 위워장은 "전직 대통령이시니까 현안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하셨다"라면서도 "앞으로 여야의 협치, 같이 손잡고 나랏일을 같이 해야 하지 않느냐 그런 원칙적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추후 야권 관계자를 만날 계획에 대해 "서로 예방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이걸로 매듭이 지어지는 것 같다"라며 "본연의 업무에 돌아가서 당의 일을 봐야 한다"고 했다.
'협치' 강조했지만…당일에도 정쟁
국민의힘이 '협치'를 주장하고 나섰지만, 여야는 이날 당일에도 '노무현 정신'을 놓고 서로를 향한 공세를 펼쳤다.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인 17대 국회부터 제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며 견제와 균형을 이뤘다"면서 "지금 거대 야당은 다수당의 권력으로 민의를 왜곡하고 입법 독재를 반복하겠다는 선전포고로 국회를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뜨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느 때보다 노 전 대통령이 바랐던 협치의 정신이 절실한 때"라며 "통합과 상생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22대 국회는 부디 민생을 위해 협치하는 국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권은 '노무현 정신'을 짓밟고 대한민국을 '그들만 사는 세상'으로 만들고 있다"며 "거부권을 남발하는 고집불통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의 거수기로 전락한 집권 여당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사법 권력을 등에 업은 '검찰독재'는 전 정부 보복과 야당 탄압에 골몰했다"며 "노 전 대통령이 말했던 대로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