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새 지도부, 초장부터 '삐걱'…전당대회 과정 두고 뒤늦은 갈등
입력 2024.05.22 14:16
수정 2024.05.22 14:24
이기인 "선거 '반칙' 있었다" vs 허은아 "동의 안해"
인선 놓고도 갈등…이기인 "사무총장 연임 반대"
개혁신당 새 지도부가 초장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이 최근 진행됐던 전당대회에서의 지도부 선출 과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면서 갈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기인 수석최고위원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전당대회 방식을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개혁신당 전당대회는 지난 19일 '당원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25%, 대학생·언론인 평가 25%' 규칙 아래 치러졌다.
이 최고위원은 "곳곳에서 파열음이 많았던 전당대회임을 부정할 수가 없다"며 "참패한 흥행과 비싼 비용을 들인 데 비해 턱없이 부족한 모객 등을 돌이켜보면 우리 능력이 부족했음을 시인하고, 우리가 큰 정당에 속했던 시절 몸에 밴 허영심과 습관을 버리지 못했는지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숨은 반칙이 있었다"며 "후보에게 점수를 부여하는 평가단과 특정 후보 간 알 수 없는 목적으로 사전 접촉했음이 밝혀졌음에도 당 선관위는 재발방지요청이라는 솜방망이 조처를 내렸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특정 후보가 미리 만난 평가단이 "기자 4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일을 수능 부정행위에 빗대며 "엄연히 불공정한 행위"라며 "오죽했으면 전당대회 준비 관계자가 '선거관리위원회와 당이 왜 별 것 아닌 듯 생각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선관위 조치 뒤 즉각적 이의제기를 하라'고 권유까지 했겠느냐"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합당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진영의 안녕을 위해 입 닫고 있었다"면서도 "특정 고위 당직자가 동일 언론사 수 명의 기자를 섭외해 평가단으로 임명시킨 사례를 확인했다. 당 관계자가 아닌 제3의 인물이 토론 동아리에 소속돼 있지 않은 대학생을 급히 섭외한 것도 직접 확인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가장 심각한 것은 투표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당원이 있다는 것"이라며 "알 수 없는 이유로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아 끝내 표를 행사하지 못했다는 분 등 무려 40명이 넘는 당원이 참여하지 못했다는 민원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은 일부 당원의 박탈된 선거권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냉정하게 복기하고 성찰하는 것이야말로 수십 명의 낙선자를 만든 개혁신당에 꼭 필요한 덕목"이라며 "앞으로 개혁신당의 불편한 진실을 바로 고치기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수석최고위원이 되겠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문제 제기의 배경에 대해 "내가 지도부라서 나를 향한 자아비판이기도 하니까 누구 특정 대상으로 공격하거나 비판한 것은 아니다"라며 "나부터 잘하자는 취지이니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허은아 대표는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할 말이 더 많다"면서도 "현장 투표를 하는 게 처음이었으니 문제라고 생각하면 그런 부분은 시정 보완해야 한다"고 논란이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에 나섰다.
지도부 간 갈등은 주요 당직 인선을 놓고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허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인선에 대해 "우선은 우리가 안정되게 이륙을 하려면 처음에 도움을 받아야 될 것 같아 사무총장은 연임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이 최고위원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나는 분명 오늘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사무총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