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착각, 175석 대신 당 지지율 보라
입력 2024.05.13 07:07
수정 2024.05.13 07:07
67석 차 불구 여야 지지율 똑같이 30%대….
민주당-이재명 아닌 反尹 표가 만든 결과
국민 역풍 불면 다음 선거 반드시 대패
尹-국힘도 받을 건 받아야 민심 도로 얻게 돼
이재명이 돌연 입원했다. 그가 지금 쉬거나 누워 있는 곳은 서울대병원이다.
의료 대란으로 환자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이 병원에 그렇게 급히 자리를 잡았다는 건 특권을 행사했다는 얘기다. 병명은 말할 수 없다고 하면서 정부 조롱 SNS 글은 올린다. 제1야당 대표로서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 영토를 침탈했고 이토 히로부미 손자(네이버 투자 회사 압박한 일본 총무상)는 대한민국 사이버 영토 ‘라인’을 침탈하고 있다. 그런데도 조선과 대한민국 정부는 멍(을 때렸거나 때리고 있다).”
환자 이재명은 침상에서 이런 대학 1학년 수준의 ‘죽창가’ 글을 짓기보다 더 깊이 생각하며 읽어야 할 자료가 있다. 이미 많은 언론에서 비슷하게 지적해 온 여론조사 분석이라 본인도 알고는 있을 것이다.
몰라서 가르쳐 주는 게 아니다. 명심하지 않으면 몹시 나쁜 반전이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돼 있다는 사실을 가까운 과거 예를 들어 상기시켜 주고자 하는 것이다. 먼저, 총선 후 지난 한 달 사이 나온 여론조사 결과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도가 30% 초중반으로 비슷하다. 조사 기관에 따라 민주당이 4% 높기도 하고 낮기도 하다. 의석은 67개 차인데 왜 그런가?
국민들이 대통령 윤석열을 심판하는 투표를 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표를 주고 싶은 마음이 먼저가 아니고 여당에 표를 안 주고 싶어서 민주당을 찍은 결과다.
이재명은 그들 안중에 없었다.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좋아서 그 후보들을 선택한 것도 아니었지만, 이재명을 지지해서 그런 건 더더욱 아니었다.
그런 이재명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천하를 호령하고 있다. 그의 똘마니 21대 의원들과 22대 당선자들이 나랏빚 내서 ‘이재명 총선 보너스’ 25만원을 나눠주려고 입법하겠다고 설친다.
그가 추미애를 새 국회의장으로 점찍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그의 낙점을 받으려고 한 후보가 의장석 점거 무용담과 사진을 올렸다. 저질 21대를 거뜬히 능가하는 초(超) 저질 22대 국회를 예고하는 코미디다.
초선 당선자들은 국회 앞에 천막을 쳤다. 채상병 특검 압박을 위해서란다. 10명씩 돌아가며 천막 안에 갖다 놓은 의자에 앉아 농성한다. 지금이 전두환 시대인가?
걸핏하면 천막 치고 이런 쇼하는 것 정말 지겹고 봐주기가 곤혹스럽다. 좀 다른 아이디어 낼 수 없나? 새로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 이런 철 지난 레퍼토리를 써먹는 걸 볼 때 22대도 진작에 날 샜다.
새 원내대표로 뽑힌 박찬대는 검찰이 하는 모든 수사, 특히 이재명 측근들이 피의자인 사건들을 대부분 특검하자고 벼르는 중이다. 조국 사건도 검찰이 조작한 결과라는 선동을 시작했다. “이재명 대장동 수사도 특검하자고 하지 그러냐?”라는 말을 듣는다.
“정치 검찰의 사건 조작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조국 대표 딸 조민 씨 수사에서 검찰의 조작이 있었는지 특검으로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 일고 있다. 검찰의 수사 행태를 보면 불법 행위와 절차 위반이 부지기수다.”
형님 당의 이런 편들기에 기세가 등등해진 조국은 엑스포 국정조사까지 들먹였다.
“22대 국회가 열리면 부산 엑스포 국정조사를 요구, 유치 실패의 책임을 철저히 따져 묻겠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엑스포 유치를 위한) 외교를 한 것이 아니라 해외여행, 명품 쇼핑을 다녔다는 것을 보여 준 실패였다.”
이제 우리는 특검과 국조로 날이 새고 지는 세월을 살게 됐다. 채상병과 김건희 특검만은 윤석열이 받는 게 안 받는 것보다 백번 낫다. 이제 어떤 논리와 반박도 국민을 설득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졌다.
그러나 두 특검을 기필코 거부해야만 하겠다면 대통령이 수사 수준으로, 한 점의 의혹도 없이 투명하게 사실을 먼저 공개해야 한다. 지난번 기자회견처럼 적당히 넘어가서는 파국만 있다. 그래야 민주당과 조국 등 범야권의 특검 난장판이 오래가지 않아 국민적 역풍을 맞게 된다.
지난 4년 동안 큰 선거가 5차례 있었다. 총선-서울·부산 시장 보선-대선-지선-총선 순이다. 크고 작은 정권들이 바뀐 이 5번의 선거에서 민주당은 처음과 끝 총선만 2번 이겼다. 나머지 중간 3번은 국힘이 축배를 들었다.
표 차이도 대선만 0.73% 포인트였을 뿐 다 압도적으로 승부가 갈렸다. 민심은 이렇게 준엄하기도 하고 간사하기도 하다. 중요한 건 대깨좌(콘크리트 좌파)도 대깨우도 아닌 스윙 보터(표심이 왔다 갔다 하는 중도/무당층) 40%가 승패를, 그것도 큰 표 차로 좌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재명과 민주당(조국당, 개혁신당도 포함)은 195석 대승에 취해 입법부를 힘으로 점거, 특검과 국조 판으로 밀어붙이면 다음 큰 선거에서 반드시 대패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윤석열과 국힘에게 나와 있는 정답 또한 자명하다. 더욱더 공정하고 솔직하게 특검 공세에 대처해서 민심을 도로 찾으라는 것이다. 출구조사 결과에 환호하게 될 수 있는 길은 아주 쉬운 곳에 있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