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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냐 트럼프냐…윤 대통령은 '허허실실' [尹 2년, 앞으로 3년 ③]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4.05.10 02:00 수정 2024.05.10 02:00

尹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

차기 美 정부도 환영할 듯

트럼프 당선시 확장억제 등

안보정책 관련 불협화음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진행한 가운데 미국 정권 교체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공개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셨다"며 웃어 보이고 있다. ⓒKTV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진행한 가운데 미국 정권 교체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공개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셨다"며 웃어 보이고 있다. ⓒKTV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취임 이후 '글로벌 중추국가' 목표를 내세우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온 가운데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한미가 대북정책에서 글로벌 전략에 이르기까지 외교안보 분야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고 있지만, 대선 결과에 따른 미국의 경로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동맹과의 연대를 강조하는 '바이든 2기'와 미국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트럼프 2기'의 대외정책이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 만큼, 면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로
대한민국 외교 지평 크게 넓혀"


대통령실은 9일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맞아 배포한 '윤 정부 2년, 외교‧안보 분야 주요 성과'라는 제목의 참고자료에서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를 통해 대한민국 외교 지평을 크게 넓혔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윤 정부는 독자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 등을 계기로 역할 확대 의지를 거듭 피력해 왔다. 관련 맥락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중동 분쟁 등 민감한 글로벌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차기 미국 정부는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한국의 역할 확대를 환영할 전망이다. 평화·안정 유지, 공급망 강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한국의 더 큰 기여를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이 순항할 수 있을 거란 관측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사안에 따라 동맹을 소홀히 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일본·호주 등 역내 미국 주요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해 공동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미, 핵 기반 안보동맹"이라지만
비용 따지는 트럼프 재선 시
확장억제 불협화음 가능성


한미 양자 차원에선 안보 분야의 불확실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한미 정상이 도출한 워싱턴 선언으로 '한미동맹이 핵 기반 안보동맹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변수'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보도된 타임지 인터뷰에서 '한국같이 부유한 나라를 미국이 왜 지켜야 하느냐'고 했다. '북한 핵사용 시 북한 정권 종말'로 요약되는 한미 확장억제가 대형 난기류를 만날 수 있는 셈이다.


비용 절감을 중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성향을 감안하면, 워싱턴 선언의 위상 변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워싱턴 선언에 따라 미 전략자산이 한반도를 정기적으로 찾고 있지만, 정권교체 시 미국이 비용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거란 관측이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尹 "탄탄한 한미동맹 변치 않을 것"
美 대선 결과 예단 않는 정부


정부는 한미 확장억제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핵협의그룹(NCG) 제도화 등에 속도를 내면서도 미 대선 향배에 촉각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미국 정권 유지·교체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보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외신기자로부터 미국 정권교체 및 그에 따른 한미 불협화음 가능성 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공개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며 웃어 보였다.


윤 대통령은 "동맹국이라 해도 다른 나라 대선 결과를 예측하고 가정해 언급하는 것은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 많이 조심스럽다"고도 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미동맹과 관련해 미국 조야 그리고 양당(공화당·민주당), 상원·하원, 행정부의 강력한 지지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한미의 탄탄한 동맹관계는 변치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거기에 기반해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원만하게 여러 가지 협상과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日 기시다와 충분히 상호 신뢰"
"러시아와 가급적 원만히 지낼 것
반대할 건 반대, 협력할 건 협력"


윤 대통령은 일본·러시아와의 협력 의지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와 관련해 "여러 현안이라든지 과거사가 걸림돌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확고한 목표 지향성을 가지고 인내할 건 인내해 가면서 가야 할 방향을 가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와 기시다 총리는 서로에 대해 충분히 신뢰하고, 양국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마음의 자세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윤 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된 한미일 협력체계가 안보 강화뿐만 아니라, 경제적 기회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관련해선 "오랜 세월 좋은 관계를 맺어온 국가"라면서도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산 무기 도입과 관련해 불편한 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와의 관계는 사안별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또 입장차에 따라 우리가 반대하거나 경계할 것은 그렇게 할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가급적 원만하게, 경제협력과 공동의 이익은 함께 추구해 나가는 관계로 잘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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