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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흑연 제재 유예에 숨 돌린 K-배터리…공급망 자립 박차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4.05.08 12:01
수정 2024.05.08 21:31

산자부, 공급망 자립화에 9조7천억원의 정책금융 지원

美 2026년 말까지 中 흑연 적용 전기차에도 보조금 지급

국내 배터리 업계, 공급망 다변화·흑연 대체 신기술 개발 노력

포스코퓨처엠 인조흑연 음극재 1단계 공장에서 음극재가 제조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국내 배터리 업계의 흑연 공급망 자립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흑연에 대한 제재를 2년간 유예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공급망 자립화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2년의 시간을 벌게 된 국내 배터리 업계도 그 기간 동안 새로운 기술과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힘을 싣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미관합동회의’를 열고 국내 배터리 업계의 미국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광물 확보에 올해 9조7000억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 정부 간 협력 채널을 통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의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리튬메탈 배터리와 실리콘 음극재 등 흑연을 대체하는 기술 개발도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26년 말까지 중국산 흑연이 들어간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단기간 안에 중국산 흑연을 대체 불가능하다는 업계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배터리 소재인 음극은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 음극 소재로 많이 사용하는 것은 흑연이다.


기존 IRA에 따르면 2025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을 해외우려기관(FEOC)에서 조달할 시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전 세계 음극재 생산의 약 85%를 FEOC로 규정된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기준 2억4100만달러 상당의 배터리 음극재용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을 수입했다. 이 중 93.7%가 중국에서 들여올 정도로 중국의존도가 높다.


그간 이런 상황에 대해 북미 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음극재 소재 분야의 공급망 다각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이번 미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계도 2년간 숨 돌릴 시간이 생겼다.


하지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IRA에 따른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향후 2년 안에 90%에 달하는 흑연의 중국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FEOC 외 국가에서 흑연을 수급하거나 흑연을 대체할 차세대 소재를 개발하고 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핵심광물 확보 지원정책이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를 양산하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3월 호주 시라(Syrah Resources)와 연간 2만4000t에서 최대 6만t의 천연흑연 원료를 6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포스코퓨처엠은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 제품 생산과 관련해 구상흑연을 자체 제조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은 지난 3월 “중국이 아닌 아프리카에서 천연 흑연을 가져와 가공하고 세종 공장에서 만들면 IRA의 적격품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와 탄자니아에서 연간 최대 9만t가량의 천연흑연을 조달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리튬메탈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호주 노보닉스와 인조흑연 공동개발협약 및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에는 시라와도 2025년부터 천연흑연을 공급받는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또한, 음극재에 흑연 대신 ‘리튬메탈’을 사용한 리튬메탈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시라와 천연흑연 음극재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 MOU에 따라 삼성SDI는 오는 7월까지 시라의 음극재를 자사 배터리에 탑재하는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SK온은 지난 2월 미국 음극재 파트너사 웨스트워터 리소스로부터 천연흑연을 공급받는 MOU를 체결했다. 웨스트워터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SK온 미국 공장에 최대 3만4000t의 천연흑연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2022년에는 시라와 천연흑연 수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지난해에는 우르빅스사와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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