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 대통령' 약속한 尹, '소통 행보' 착착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5.07 00:00
수정 2024.05.07 00:00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국정 기조 발표 후 질답
대통령실 "자유롭게 질문 받을 것…주제 제한 없다"
고위급 참모 인선 직접 발표·이재명과 영수회담 등
소통 행보 속도 붙고, 野와의 협치에도 공들이는 모습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 행보'에 속도가 부쩍 붙은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여당인 국민의힘의 4·10 총선 참패 후 "더 낮은 자세로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겠다"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등의 약속을 하며 '불통 이미지' 걷어내기에 본격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오는 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취임 후 두 번째 기자회견이자, 2022년 8월 취임 100일 계기 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올해 초에는 신년 기자회견을 별도로 하지 않고 KBS와의 특별 대담으로 새해 구상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영상을 통해 지난 2년 국정 운영 기조 및 정책 추진 상황과 향후 3년 국정 운영 계획 등을 설명한 뒤 브리핑룸으로 이동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부분과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직접 설명드리고자 하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라며 "자유롭게 질문을 받을 것이고, 주제에 대한 제한은 없다"고 했다.
앞서 홍철호 정무수석도 지난 3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께서 하고 싶은 말을 하기보다는)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한 답을 많이 말씀하실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의대 정원 증원 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 후 소통 행보 강화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대통령실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외에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 간담회 등 다양한 소통 방식을 준비 중이다.
대통령실의 '민심 청취 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민정수석실 부활 발표도 이르면 7일 이뤄질 전망이다. 초대 민정수석에는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수석실이 부활할 경우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할하면서 민심 청취 기능을 담당하는 민정비서관실이 새롭게 설치될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엔 오전·오후 두 번이나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을 찾아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질문 있으세요"라고 직접 물으며 질문을 4개나 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언론의 공개 질문을 받은 건 2022년 11월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중단 이후 1년 5개월 만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모가 이런 아이디어를 제안한 게 아니라 대통령께서 '직접 내려가서 설명하겠다'고 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주요 인선이나 주요 현안이 있을 때 종종 브리핑룸을 찾아 직접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야당과의 소통 및 협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처음으로 양자회담을 했다.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 입장 차이를 드러낸 채 별도의 합의문 없이 양자회담은 마무리됐지만, 윤 대통령이 취임 후 720일 만에 제1야당 대표와 마주 앉아 소통의 물꼬를 텄다는 점은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솔직하고 소탈한 윤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 기회를 앞으로 더 많이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들은 권력자의 오만함을 좋아하지 않으니, 윤 대통령이 소통 강화를 위해 나름대로 애쓰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어필되고 일시적으로는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궁극적으로 단단하고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하고, 거대 야당을 상대로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선 이탈한 전통 보수 지지층을 다시 끌어당겨 '대선 승리 연합군'을 복원시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