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굴욕’ 설욕 기회 잡은 황선홍호, 운명의 한일전 [이주의 매치]
입력 2024.04.22 08:00
수정 2024.04.22 08:36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서 조 1위 자리 놓고 격돌
2년 전 일본에 당한 0-3 패배 설욕 기회
변준수 경고누적, 서명관 부상 악재에도 이영준·정상빈 화력 기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숙적 일본과 조 1위 자존심을 걸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을 치른다.
아랍에미리트(UAE), 중국과 함께 B조에 묶인 한국과 일본 모두 2연승으로 조기에 8강행을 확정하며 1차 목표를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2차전까지 승점과 골득실, 다득점이 모두 같아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황선홍호는 일찌감치 조별리그 통과가 확정된 만큼 토너먼트를 대비해 힘을 아낄 수도 있지만 한일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최종전까지 총력전을 펼쳐야 되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과의 맞대결은 2년 전 굴욕을 되갚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황선홍호는 2022년 6월 12일에 열린 2022 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일본을 만나 0-3으로 굴욕적인 완패를 당했다.
당시 한국 축구 최고 기대주로 평가 받았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비롯해 현재 A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양현준(셀틱), 홍현석(헨트) 등이 출격했지만 파리올림픽을 겨냥해 2살이나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린 일본에 당한 패배라 더욱 충격이 컸다.
굴욕적인 패배 이후 약 2년이 흐른 뒤 황선홍 감독에게 설욕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현재 일본은 공격수 호소야 마오(가시와 레이솔)를 포함해 우치노 다카시(뒤셀도르프), 사토 게인(브르더 브레멘), 마츠키 구류(FC도쿄), 후지오 쇼타(FC마치다) 등 2년 전 황선홍호에 굴욕을 안겼던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도 나서고 있다.
이번 맞대결에서는 조 1위의 자존심도 걸려 있다. 특히 조 1위를 차지하면 8강서 개최국 카타르를 피하게 돼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한다.
만약 패할 시 B조 2위로 8강에 올라 A조 1위를 차지한 카타르를 상대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한일전 패배의 충격이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난적 카타르를 상대하기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 카타르와 8강전서 패한다면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도 좌절된다.
문제는 한일전을 앞둔 황선홍호의 현재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다는 점이다.
황선홍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민우(뒤셀도르프), 양현준(셀틱), 정상빈(미네소타), 김지수(브렌트퍼드),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해외파 선수들을 호출했는데, 이중 양현준, 김지수, 배준호는 소속팀의 차출 반대로 합류가 불발돼 완전체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여기에 주장 변준수(광주FC)는 1, 2차전에 모두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 징계로 한일전에 결장한다. 변준수의 파트너 서명관(부천FC)은 중국과의 경기에서 후반 초반 부상으로 교체 아웃돼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수비에서 불안감이 높아진 황선홍호지만 공격에서는 기대 요소가 많다.
우선 이번 대회 2경기서 3골을 몰아친 장신 공격수 이영준(김천상무)의 폼이 심상치 않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조별리그 1차전서 결승골을 넣은 이영준은 중국과 2차전서 멀티골로 2-0 완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소속팀 사정으로 팀에 지각 합류한 에이스 정상빈(미네소타)도 한일전에는 선발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상빈은 리그 경기를 치르고 오느라 팀 합류가 늦었고, 시차 적응 및 피로를 감안해 UAE와의 1차전에는 결장했다. 하지만 중국과 2차전에는 후반 14분 교체 투입돼 30분 정도 활약하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정상빈은 2년 전 U-23 아시안컵 8강전 일본과 맞대결을 앞두고 코로나19에 걸려 굴욕적인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당시 아쉬움을 씻기 위해 정상빈은 그 누구보다 한일전 출격을 벼르고 있다.
이영준의 높이와 정상빈의 빠른 발을 앞세워 핵심 수비수 니시오 류야(세레소 오사카)가 결장하는 일본 수비진을 흔든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