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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문제, 송경호에게 맡기는게 가장 싸게 끊는 것…용산 매 덜 맞았나"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입력 2024.04.17 17:31
수정 2024.04.18 06:40

법조계 인사들 "조만간 송경호 지검장 교체설 무성…총리, 비서실장도 못구한 마당에 검찰 인사?"

"원포인트 인사라도 단행 전망…이러니 국정보다 김건희 여사 수호가 더 중요하다는 비판 듣는 것"

"찐윤라인으로 검찰 수뇌부 장악해 김 여사 소환 막아도…여당 내 '김건희 특검' 찬성파만 늘 것"

"박성재, 장관 취임 후 인사 안 해 소폭으로라도 단행 가능성…법무부 기조실장·수원고검장 인사설"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데일리안DB

4·10 총선이 끝나고 미뤄졌던 검찰 고위급 인사가 이뤄질 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 백 수수 사건 관련 김건희 여사를 소환하려다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의 교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실제로 조만간 송 지검장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라도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총선 이후로 미뤘던 검찰 검사장급 인사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건은 송 지검장의 거취인데, 이미 지난 2월 15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 수사 처분과 관련해 내부에서 여러 이견이 있는 과정에서 (송경호) 검사장 교체 계획이 있다는 이야기가 저한테도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 정통한 한 야권 인사는 "지난 1월에 김 여사 소환 관련 '송경호 경질설'이 거의 기정사실화 되었는데, 이원석 검찰총장이 쉴드(방패)쳐서 겨우 막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박성재 장관이 취임했고, 이후 박 장관은 조직 안정과 숨고르기 명목으로 인사를 미룬 다음 적극적으로 검찰 내부를 장악하려고 노력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이달 안에라도 송 지검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총리, 비서실장도 못구한 마당에 검찰 인사를 만지작 거린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비정상적인가. 그러니 국정보다 김건희 여사 수호가 더 중요하다는 비판을 듣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법조계의 또 다른 인사도 "이른바 찐윤라인으로 거칠게 검찰 수뇌부를 장악해 김 여사 소환을 막는데 성공해도, 오히려 그 과정에서 여당 내에 '김건희 특검' 찬성파만 늘어날 것"이라며 "솔직히 송경호 지검장한테 맡기고 그냥 제일 싸게 끊는게 최선인 것 같은데, 이 와중에 송 지검장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니 용산이 아직도 매를 덜 맞은 기분"이라고 비난했다.


검찰 ⓒ연합뉴스

앞서 지난 15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윤 대통령이 자신과 김 여사를 위해 방패 역할을 할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15일 오전 글을 올려 "차기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놓고 대통령실과 검찰 내부에 긴장이 발생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과 배우자를 위한 뻔뻔한 방패 역할을 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원석 총장 임기가 4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대대적 인사를 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신임 총장이 들어서면 또 그에 맞춘 인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장 인사에 관심이 많기에 조만간 원포인트 인사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뒷말이 무성할 수도 있기에 이 역시도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통상 장관이 취임하면 인사를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적으로 여러 이해관계가 복잡해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일각에선 총선이 끝난 터라 법무부 기조실장과 수원고검장에 대한 소폭 인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수원고검장에 대한 인사는 힘들 것이다. 다른 고검장 승진 인사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의 22대 국회 검찰개혁 주요 공약을 보면, 우선 민주당은 수사·기소권을 분리하고 대통령령인 수사준칙을 대체할 '수사절차법'을 제정해 검찰의 수사권을 보다 강하게 통제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력법조인 중에서만 검사를 선발해 검찰의 폐쇄성을 없애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조국혁신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1호 정책'으로 검찰청을 기소청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검사의 직접 수사 개시권은 완전히 폐지하고, 검찰은 경찰이 수사를 적법하게 하는지 통제하고 수사 결과를 토대로 공소제기만 하는 기관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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