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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말과 달랐다...홈런볼 기증한 부부 '불편한 심경'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4.04.05 18:04
수정 2024.04.06 05:22

오타니 쇼헤이 ⓒ AP=뉴시스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30)의 시즌 첫 홈런볼 기증자들은 불쾌한 심경이다.


5일(한국시각)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 홈런볼을 다저스 구단에 기증한 부부는 “경호원들이 위협적인 분위기에서 홈런볼 기증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경기 당일 오타니 홈런볼을 흔쾌히 돌려줬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오타니는 지난 4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4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4-3 앞선 7회말 2사 후 테일러 로저스의 싱커(시속 150km)를 공략, 우중간 담장 넘어가는 대형 홈런(비거리 131m)을 터뜨렸다. 개막 41타석 만에 터진 홈런이다.


다저스 이적 후 터뜨린 첫 홈런으로 오타니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홈런볼이다. 간절히 기다렸던 홈런이라 더 의미가 깊다.


AL MVP(만장일치)에 선정된 지난 시즌 홈런왕(44개)에 등극했던 오타니는 올 시즌 8경기를 치렀는데 홈런이 없었다. 오타니로서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개막 후 홈런이 가장 늦게 터진 때가 2022시즌. 당시에도 30타석 만에 홈런이 나왔다. 올 시즌은 개막 후 무려 37타석 동안 홈런이 없었다. 타율도 떨어지면서 일본 언론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 개인 통역사와의 불법 도박 스캔들 의혹이 불거진 이후 상황이라 더 그랬다.


우려 섞인 보도가 쏟아지자 오타니는 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현지 매체들은 오타니의 홈런 소식을 신속하고 비중 있게 다뤘다. 홈런볼 자체에 대한 관심도 커 외야 관중석에서 홈런볼을 잡은 주인공도 소개됐다.


오타니는 홈런볼을 돌려받은 것에 대해 “의미가 남다른 공이다. 돌려주셔서 감사하다. 대신 그분께는 사인한 공과 모자 2개, 배트 1개를 드렸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훈훈한 분위기에서 다저스 구단이 공을 확보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홈런볼을 잡은 부부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홈런볼 회수 과정에서 불편했다. 오타니를 만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저스를 오랫동안 응원해온 팬이다. 이런 공을 잡게 될 줄은 몰랐다”며 “보안 요원들이 위협적인 분위기 속에서 공을 달라고 했다. 그 공을 가지고 나가면 오타니의 홈런볼 인증을 거부할 것”이라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이 인증하지 않으면 공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타니의 홈런볼은 약 10만 달러의 가치로 평가받는다. 기증한 부부는 "공을 팔아서 돈을 챙길 생각은 없었지만, 구단에서 그런 식으로 압박한다는 자체가 불편했다"고 말했다.


보도 이후 다저스 구단은 “홈런볼을 기증한 팬과 조만간 만나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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