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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총 "언론노조와 MBC는 민주주의 훼손하는 선전선동 중단하라"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4.04.02 16:49
수정 2024.04.02 16:50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 2일 성명 발표

지난 2022년 12월 12일, 방송·신문·인터넷 등 미디어 현장의 전현직 언론인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창립 준비위 발족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KBS의 '대외비 문건'을 입수했다고 지난 31일 보도했다. 우파 임원 등용, 단체 협약 무력화 등 KBS 장악을 위한 세부 내용을 담고 있으며, 박민 사장에게 전달되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KBS 사측은 4월 2일 입장 설명 간담회를 통해 대외비 문건의 출처를 알 수 없고, KBS 경영진이나 간부들에게 보고되거나 공유된 사실이 전혀 없는 문건이라고 밝혔다.


이 문건을 민노총 언론노조는 "특정 정파의 이익을 KBS 내부에 폭력적으로 관철하기 위한 계획"이라고 규정했고,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KBS 사장 지명자에게 이렇게 추진해주길 기대한다고 쓸 위치에 있는 사람이 누구겠나. 거기에 대한 답은 누구보다 대통령실이 잘 알 것"이라고 총구를 용산으로 돌리며 사안을 증폭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보도를 통해 노출된 내용만으로 이 문건을 확대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격변기 KBS의 미래를 고민한 일반적인 개혁안 중 하나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민노총 노조에 의해 장악되어 불법 파업과 편파방송을 일삼아 오던 KBS를 정상화하기 위해, 불공정 방송에 대한 대국민 사과, 노영방송 체제 단절, 임명 동의제 폐지 등은 너무도 당연한 목표 설정이며, 인건비 비중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검토들도 KBS구성원들의 동의나 찬반여부를 떠나 수신료 분리징수로 인해 위기에 빠진 경영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면 고려해볼 수 있는 내용이다.


KBS 본사. ⓒKBS

방송계 구조조정에 관한 안은 다소 섣부르지만, 그 정도 표현을 공영방송 장악이라고 몰아치는 것은 과장된 반응이며 민노총 언론노조가 늘 구사해 온 피해자 코스프레 전술의 일환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 문건은 전체적으로 보면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없는 다소 조잡한 기획안으로 보이는데, 90년대 말에 제시된 낡은 경영학 개념인 '파괴적 혁신'이라는 표현을 KBS 파괴 시도로 연결시키며 기어이 꼬투리를 잡는 모습은 보기에 민망하다.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이하 언총)는 이른바 대외비 문건을 장기간 보관해오다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정략적으로 MBC를 통해서 공개하고, 이를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문건이라고 단정한 후 좌파 매체들과 네이버를 통해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현 상황이 민노총 언론노조가 선거를 앞두고 늘 구사해 온 선전선동의 패턴과 일치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지난 22년 3월 뉴스타파가 신학림-김만배 허위 인터뷰를 대선을 사흘 앞두고 터트린 사건도 마찬가지가 아니었던가. 윤석열 검사가 커피를 타주면서 범죄혐의를 무마했다고 좌파 언론과 민노총 언론노조가 동시에 소리를 높여 분위기를 띄우면서, 없는 일을 사실로 만드는 과정을 그동안 수없이 보아왔다.


2020년 채널 A 사건 때도 녹취록이 등장하지만 거짓으로 밝혀졌고, 2021년의 생태탕은 선거가 끝나자 쥐죽은 듯 사라졌다. 민주당과 민노총 언론노조는 오래 전 이회창을 낙마시킨 김대업의 거짓말 사건을 재현하려고 계속 시도하지만 이미 이러한 패턴의 유효기간이 지났음을 알아야 한다. 너무나 자주 반복되어 이제는 식상해진 패턴인 것이다.


문건의 정확한 전체 내용과 용도 및 유출 경로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언총은 우선 사실 관계부터 철저히 공개적으로 검증할 것을 요구한다. 문건의 정확한 내용이 무엇인지 누가 무슨 목적으로 작성한 것인지 그리고 이 문건이 어떤 경로를 거쳐 MBC와 민주당으로까지 유출된 것인지 낱낱이 밝혀지기 전에는, 이 문건을 방송장악 문건으로 확대 포장하려는 모든 시도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주려는 반민주적인 시도일 뿐이다.


2024년 4월 2일

사단법인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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