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르, 엇갈린 평가…‘어설픈’ 반복 안 통하는 예능가 [D:방송 뷰]
입력 2024.03.28 08:20
수정 2024.03.28 08:21
전 같지 않은 ‘환승연애3’ 인기
호평 받으며 새롭게 떠오르는 ‘연애남매’
헤어진 커플들이 모여 인연을 찾아 나가는 ‘환승연애’는 독특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기존의 연애 리얼리티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두 시즌 연속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세 시즌 연속 ‘뜨거운’ 사랑을 보내진 않았다. 최근 티빙을 통해 공개된 ‘환승연애’의 시즌3은 초반 일부 참가자의 사연이 반짝 화제몰이를 한 뒤 잠잠한 반응을 얻고 있다.
‘환승연애’ 시즌1, 2를 연출하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끌어냈던 이진주 PD가 JTBC로 이적하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PD가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환승연애’ 시리즈의 콘셉트는 확고했다. 각양각색의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 모여 미처 몰랐던 속마음을 확인하고, 또 일부는 새로운 인연을 쌓아나가며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
13년을 사귀었지만, 결별할 수밖에 없었던 동진, 다혜의 ‘독특한’ 사연이 초반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긴 했지만, 그 이상의 유의미한 반응은 나오지 못했다. ‘환승연애’의 흥행 이후 청춘남녀의 썸과 사랑을 다루는 연애 리얼리티가 쏟아진 상황에서, 시즌을 거듭하며 헤어진 연인들의 사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사를 쌓아가는 ‘환승연애’ 시리즈만의 흐름도 이제는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졌다. 과감한 변화 없이, ‘환승연애’ 시리즈의 유지하는 것만으론 앞선 두 시즌 이상의 반응을 끌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시즌이 증명한 것이다.
그렇다고 연애 리얼리티 장르 자체가 흔들린 것은 아니었다. ‘환승연애’ 시리즈를 론칭했던 이 PD는 JTBC 이적 후 다시금 ‘연애 예능’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웨이브, JTBC에서 함께 공개 중인 ‘연애남매’가 그 주인공으로, 이번엔 ‘남매’들이 모여 각자의 인연을 찾아나가고 있다.
‘헤어진 커플’에서 ‘남매’로 설정을 바꾸자, 기존의 연애 프로그램들과는 또 다른 매력이 생겼다. 프로그램 초반, ‘전 연인’의 정체를 찾는 재미가 있었던 ‘환승연애’ 시리즈처럼, ‘혈육’의 정체를 추리하는 흥미도 있지만 출연자들의 ‘가족 서사’가 주는 뭉클함이 있다. ‘누나, 또는 동생 앞에서 어떻게 연애를 할까’라는 초반의 의아함도 이들의 사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자신의 짝보다 매형 찾기에 진심인 출연자가 웃음을 선사하는 등 ‘연애남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재미가 확실하다. 이 개성을 바탕으로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하나의 장르가 흥행하면, 약간의 변화를 가미한 비슷한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것은 예능가의 흔한 풍경이다. 연애 예능과 국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 예능을 비롯해 최근 추리의 재미를 담은 티빙 ‘크라임씬 리턴즈’와 tvN 예능프로그램 ‘아파트 404’가 비슷한 시기 방송된 후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크라임씬 리턴즈’는 탄탄한 서사와 출연자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크라임씬’ 시리즈 마니아들까지 만족시키며 ‘성공’ 사례가 됐다면,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은 ‘아파트 404’는 그 반대였다. ‘아파트 404’는 유재석, 제니, 차태현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어설픈 완성도로 시청률도, 의미도 챙기지 못한 ‘실패’ 사례로 남았다. 대한민국 아파트에서 벌어졌던 전대미문의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아파트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입주민 6인의 활약을 담는 세계관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추리보다는 캐릭터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추리 예능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것이 실패 요인으로 꼽혔다.
결국 인기 장르, 스타 캐스팅이라는 흥행 요건을 갖춰도 결국 완성도를 향한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차가운 외면이 이어지는 셈이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속 적절한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금방 흥미가 식기도 한다.
한 예능 PD는 “요즘엔 하나의 화제가 길게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그만큼 트렌드도 빨리 변하고 있어 예상을 해서 겨냥하는 것이 쉽지 않다. 늘 연출을 하며 반응을 살피는 제작진들도 쉽지 않다”면서 “그럴수록 프로그램의 완성도에 집중을 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