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당국도 기소 권도형…한국서 형기 마치면 美법정 설 수도" [법조계에 물어보니 374]

법조계 "사법당국에서 정무적 고려 하지 않는 이상…권도형, 한국에서 재판받을 것"

"미국에서도 기소된 권도형, 한국에서 형기 마치면 미국 법정 서게 될 가능성도 있어"

"권도형, 조만간 귀국하면 바로 체포…신변안전 고려해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될 것"

"테라·루나 사태 발생 당시 입법로비 벌였다는 의혹 있어…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권도형 테라폼랩스 창업자가 지난해 3월24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AP/뉴시스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한국 송환이 확정돼 조만간 귀국한다. 법조계에선 권 씨의 한국 송환이 결정된 이상 미국 교도소로 이감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사법당국에서 정무적 고려를 하지 않는 이상 그는 한국에서 재판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은 미국법에 따라 처벌하고 권 씨가 미국 사법당국에도 기소된 상황인 만큼 한국에서 형기를 마치면 미국 법정에 서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권 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항소법원이 원심을 확정하면서 권 씨의 신병인도와 관련한 몬테네그로 재판부의 사법 절차는 종료됐다. 법무부는 몬테네그로 당국과 권 씨의 신병인도 절차와 일정 등을 협의 중이다. 검찰은 송환 과정에서 권 씨의 신병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정구승 변호사(법무법인 일로)는 "한국으로 송환이 결정된 이상 미국 교도소로 이감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국이 처벌을 강하게 한다'며 권 씨를 미국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같은 주장은 적절한 송환 사유가 안 된다"며 "우리나라에서 재판할 수 있고, 권 씨도 한국에서 재판받을 권리가 있다. 그렇기에 정치적·정무적 고려를 하지 않는 이상 권 씨는 한국에서 재판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형법 제7조에 따르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집행된 형을 선고하는 형에 산입하고 있다. 다만 위 내용은 한국법에 한정된 것이고, 미국은 미국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기에 권 씨가 한국에서 형기를 마치면 미국 법정에 서야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몬테네그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연합뉴스

김태룡 변호사(법률사무소 태룡)는 "권 씨가 한국에 올 때, 검찰에서 신병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는 곧 권 씨를 체포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보통의 경우 경찰 단계에서 체포하게 되면, 관할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을 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이후 영장이 발부되면 유치장에서 구치소로 이감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몬테네그로 법원에선 동일인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여러 국가에서 요청하면, 먼저 요청한 국가에 인원을 보낸다고 밝혔다. 한국 수사기관이 미국 수사기관보다 빨랐으리라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피해자가 많은 사건이다 보니, 수사기관에서 빠르게 움직였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남언호 변호사(법률사무소 빈센트)는 "권 씨가 국민적 지탄과 비난을 많이 받고 있는 만큼 사법당국에서 그의 신변이 우려된다고 판단할 경우 비공개 재판 등을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대표 등 재판과 병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는 재판의 편의성 측면 때문일 것이다. 실체적 사실관계는 하나인데, 두 개의 재판을 진행하게 되면 신속한 재판 진행이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남 변호사는 "테라·루나 사태가 처음 발생했을 때, 권 씨가 정치권에 입법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있었다. 이 부분은 수사기관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입법 로비는 한국에서 불법인데, 어둠의 경로로 입법 로비들이 발생한다는 의혹들이 제기되곤 했다. 그러나 제대로 수사가 진행된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