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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 자동차보험 실적 9년 만에 현대해상 꺾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4.03.26 06:00 수정 2024.03.26 06:00

2014년來 처음으로 시장 2위 탈환

올해 보험료 인하율 똑같이 2.5%

'초접전' 자존심 경쟁 '현재진행형'

서울 테헤란로 DB손해보험 본사 전경. ⓒ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부문 연간 실적에서 현대해상을 꺾고 9년 만에 손해보험업계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의 원조를 자부하는 DB손보와 기존 자리를 수성하기 위한 현대해상 사이의 오랜 구도에 균열이 간 모습이다.


손보사들이 올해 들어 일제히 자동차보험료를 내린 가운데 DB손보와 현대해상이 인하율을 똑같이 결정하면서 경쟁은 여전히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보, 현대해상 등 국내 3대 손보사가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거둔 수입보험료는 총 14조26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손보사별로 보면 여전히 삼성화재가 선두를 유지했다.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는 5조658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0.2% 줄었지만, 유일하게 연간 5조원 대를 넘겼다.


이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삼성화재 다음 위치를 두고 벌이는 다툼이었다. DB손보의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는 4조3103억원으로 2.3% 증가하며 현대해상을 역전하는데 성공했다. 현대해상의 해당 금액도 4조2970억원으로 1.9% 늘기는 했지만, 증가율에서 밀리며 손보업계 3위로 내려앉았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DB손보가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에서 현대해상을 앞지른 건 2014년 이후 처음이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는 근소한 차이지만 해마다 현대해상이 DB손보를 웃돌아 왔다.


이로서 DB손보는 오랜 만에 자동차보험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게 됐다. DB손보는 1962년 3월 손보업계가 지분을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한국자동차보험공영사가 전신이다. 1963년 자동차 손해배상책임보험을 출시했고, 1968년 주식회사로 법인을 전환하며 자동차보험 시장을 지배해 왔다. 1997년에는 자동차종합보험 최초 판매 기록이 한국기네스북에 등재됐고, 1998년에는 업계 최초로 자동차 보험품질 보증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다만 DB손보와 현대해상 사이의 실적 격차가 이른바 깻잎 한 장 차이로 박빙인 만큼, 언제든 다시 자리바꿈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 손보업계가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나선 점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특히 DB손보와 현대해상이 소수점 첫째짜리까지 동일한 인하율을 책정하면서, 올해 매출 경쟁도 접전이 예상된다.


주요 손보사들은 지난 달 하순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줄줄이 내렸다. 우선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이 각각 2.8%와 2.6% 인하를 결정했다. DB손보와 현대해상 역시 2.5%씩 자동차보험료를 내려 잡았다. 메리츠화재(3.0%)와 한화손해보험(2.5%) 등도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는 자동차보험의 실적 개선이 자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직후부터 이동량이 줄고 교통사고가 감소한 덕에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이런 기조가 지금까지도 이어지면서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생겼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도 자동차보험료 인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에서의 이익 확대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둘러싼 손보사들의 경쟁도 다시 되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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