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앞에서 얻어맞은 고우석, 개막 엔트리 GO?
입력 2024.03.19 09:23
수정 2024.03.19 09:25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 로스터 진입은 아직 안갯속이다.
고우석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 LG 트윈스전에 5-2 앞선 9회 등판, 1이닝(18개)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최고 스피드 153㎞.
고우석에게나 LG에나 색다른 맞대결이었다. 지난해까지 LG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고우석은 프로 데뷔 후 7시즌 LG 유니폼만 입고 마운드에 오르다 지난 겨울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계약(2+1년 최대 940만 달러)했다.
‘풀타임 빅리거’를 꿈꾸는 고우석은 익숙한 고척돔에서 ‘친정’ LG를 상대로 고전했다. 개막전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경기에서도 고우석은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다.
첫 타자 박해민에게 낮은 직구를 던졌는데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김현종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렸지만, 이재원에게 좌중간 담장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94.9마일(약 152.7㎞) 직구가 가운데로 몰렸다.
손호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구본혁을 3루수 직선타로 돌려세우면서 세이브를 올렸지만, 내용과 결과 면에서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시범경기 5차례 등판에서도 고우석은 4.1이닝 1패 평균자책점 12.46으로 좋지 않았다. 서울서 치른 스폐셜 게임에서도 확신을 주지 못했다.
경기 후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은 고우석 투구에 대해 "잘 던지고 싶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몸 상태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라면서도 "개막 로스터는 잘 평가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서울 시리즈에 참가하는 31명의 샌디에이고 선수 명단에 포함됐지만, 26명의 개막 로스터 진입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피드와 구위가 LG 시절보다 떨어진 상태다.
전날 ‘팀 코리아’ 한국 야구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나선 ‘불펜 경쟁자’들의 피칭도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일본프로야구 세이브왕(2023 39S-평균자책점 1.57)에 빛나는 마쓰이 유키는 좌우로 크게 벗어나는 볼을 많이 던졌다. 폭투도 저질렀다. 야수들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실점을 피하기 어려웠다.
완디 페랄타도 아쉬움을 남겼다. 김혜성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안타를 내줬고, 윤동희도 내야 안타로 출루시키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강백호를 땅볼 처리하며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조시 헤이더가 FA가 되어 떠난 마무리 자리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로베르토 수아레즈도 시범경기 부진(6경기 평균자책점 6.75)이 서울에서도 이어졌다.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는 볼들이 많았다. 병살 처리로 실점은 없었지만 불안했다.
그러나 고우석이 이들을 능가할 만한 투구를 선보인 것은 결코 아니다. 고우석은 이름값에서도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없다. 일각에서는 “서울 개막전인 만큼 개막 엔트리에는 넣지 않겠냐”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실트 감독은 “(개막 엔트리를 정할 때)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에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익숙한 고척돔에서 치른 LG전에서 보여준 고우석의 투구는 진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