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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대학병원 환자 어디로 가나…전공의 파업 속 반사이익 수혜자는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4.02.28 17:16
수정 2024.02.28 17:16

전공의 파업으로 개원의 매출 증가 영향

개원의 중심 의협 의사들, 반사이익 효과

28일 서울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전공의 파업이 길어질수록 개원 의사의 매출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의사들이 전공의의 집단행동을 부추길수록 선배 격인 개원의들만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신규환자 입원은 24%, 수술은 상급종합병원 15개소 기준 약 50% 감소했다.


의료공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인데, 전공의에 이어 인턴 및 전임의의 이탈까지 가시화하자 남아있는 의료진의 피로도는 누적되는 상황이다.


서울 ‘빅5’ 병원 수술도 감소했다. 전공의 근무지 이탈로 외래 진료와 입원, 수술 등을 50% 정도 연기하거나 줄어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암 환자 수술과 항암 치료가 밀리는 사례도 잇따라 환자들 불안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도 증상이 가벼울 경우 중소병원과 의원을 이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좀 더 아픈 분들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가까운 지역의 중소병원과 의원을 이용하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공의 파업으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보지 못한 환자는 자연스럽게 1차나 2차급 병의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병원에서 잡혀야 할 매출이 전공의 파업이라는 반사이익을 통해 1·2차 병원으로 간다는 의미기도 하다.


의료법에 기반한 법정단체 의협은 개원의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의협을 중심으로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형병원에서 전공의가 이탈한 것과 관련해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없다. 오히려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협 회원 의사들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사직이나 파업, 휴진 등 집단행동 참여율도 전공의에 비해 의협은 그 비율이 현저히 낮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의료대란 당시 의협의 집단휴진 참여율은 10%가 채 되지 않았지만 전공의들은 80% 이상이 의료현장을 이탈했다. 개원의 중심인 의협 회읜 의사 90%는 진료를 보고 있었다는 소리다.


의료불편에 따른 총알받이는 전부 전공의 몫이 되고 있다. 정부도 이를 인지해 전공의들에게 독려하고 우선 협상 대상이라고 언급하며 복귀 유예기간을 둔 반면, 의협 관계자는 조치하기도 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 교수는 “전공의 이탈 등으로 대학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환자가 늘수록 (개원의의) 일시적인 매출 증대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공공병원은 환자가 없어 적자 얘기가 나오고 있었는데 오히려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병원에 경증환자가 가지 않고 1·2차 병원으로 가는 이 구조가 바람직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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