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철 "눈감고 귀 막은 MBC 감사 민병우"
입력 2024.02.28 10:55
수정 2024.02.28 10:55
문호철 전MBC보도국장, 28일 페이스북에 글 올려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관계자 징계'를 두 차례나 결정한 뒤 달포가 지났다.
안형준 MBC 사장과 경영진은 관계자 징계는커녕 거액의 포상금이 포함된 '격려상'을 관계자에게 수여했다.
역대급 막가파 경영이자 법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잘못한 자가 눈을 부라리며 오히려 "나를 때려라"라고 대드는 형국이다. 어떤 속내인지 짐작가지 않는 바는 아니다. 정권에 핍박받는 희생자 코스프레로 이어질 것이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MBC 경영진의 직무를 감시해야 할 MBC 감사 민병우는 대체 무얼 하고 있단 말인가?
경영진의 무도한 행태에 완전히 눈감고, 귀막고 있다. 이번 사안뿐 아니라 지난 1년 동안에도 무엇을 했는지 들어본 적이 없다. 눈치보기와 복지부동의 전형이었다.
민 감사는 보도본부장 재임 때에도 숱한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2021년 8월 도쿄올림픽 자막방송 참사로 스포츠 중계의 명가 MBC 위상은 추락했다.
김건희 여사 논문지도 교수 집을 찾아가 경찰을 사칭한 양 모 기자 사건도 터졌다. 양 기자는 결국 사법처리 받았다.
2020년 3월 4.15 총선을 보름 앞두고 MBC는 채널A 이동재 기자를 표적으로 한 '검언유착 의혹' 보도로 정국을 뒤흔들었다. 이 보도의 여파로 감옥까지 다녀온 이동재 기자는 끝내 항소심까지 무죄 판결받았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신라젠 65억 원 투자'오보의 책임자이기도 했다. 당시 보도에 대한 방심위 질문에 대해 "반론을 함께 보도했기에 전혀 문제없다."라는 황당한 답변까지 던졌다.
사람을 칼로 찔러 죽여놓고도, 상대가 방어했기에 문제없다는 것과 다름없는 논리다. MBC 보도의 흉기화(凶器化)에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다. 오보를 이유로 최경환 전 부총리에게 2천만 원을 손해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을 MBC는 받아들었다.
이런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 감사는 플레이비 대표이사로 영전했다가 작년 감사로 선임됐다. 승승장구 '무한회전문' 인사였다. 감사 선임 당시 필자가 속해있는 MBC 노조(3 노조)가 반대 성명을 내는 등 극력 반대했지만 소용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때 이사장을 맡았었던 MBC 2대 주주 정수장학회(이사장 김삼천)가 반대해 주길 바랐지만 별 무소용이었다. 김삼천 이사장이 문재인 정권이 임명한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에 협조했기 때문이다.
숱한 논란과 오점으로 점철된 채 감사가 됐으면 직무를 철저히 수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
면죄부·면벌부를 남발하면서 자리만 보존하고 사장급 거액의 연봉만 받아 가면 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