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큰손' 코크 CEO, '5연패' 헤일리 후원 중단
입력 2024.02.26 17:42
수정 2024.02.27 08:39
코크 CEO 측 "헤일리 지지 변함 없지만, 의회 주요 선거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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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통령 경선후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5연속 패배하자, 그의 최대 후원자인 코크네트워크가 후원금 지원을 중단했다.
헤일리 전 대사가 정치적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패배에도 완주할 의사를 밝혔지만, 공화당의 큰손 후원자인 찰스 코크 코크네트워크 최고경영자(CEO)는 그에 대한 후원을 중단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크 CEO가 이끄는 민간 정치 단체 ‘민간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직후 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싸움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우리 역시 그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도 “우리는 2024년 선거전략을 검토해야 하고, 의회의 주요 선거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이에 대해 “지지의사는 변하지 않았지만, 그에 대한 선거자금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아이오와 코커스부터 내리 5연패를 기록한 헤일리에게 내려진 사실상의 사망선고”라고 분석했다.
석유 재벌인 코크 CEO는 공화당의 오랜 후원자다. 그는 동생 데이비드 코크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미국의 보수 진영에 막대한 후원을 해왔고, 보수 정당의 선거 캠페인과 주요 의사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AFP통신이 지난해 공화당에 지원한 선거자금만 7000만 달러(약 9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급부상한 것도 이들의 도움이 컸다. 코크 형제는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극단주의적 행보와 반이민 정책 등을 이유로 반대했고,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그의 대통령 당선을 막으려했다. 이같은 노력은 지난 2020년 대선에도, 올해까지도 이어졌다. 코크 CEO는 지난해 헤일리 전 대사를 공화당의 새로운 대통령 후보로 낙점하고 후원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좀처럼 헤일리 전 대사의 인기가 오르지 않아 경선에서 계속 패배했고, 결국 이날 코크 측은 그에 대한 후원금 지원을 끊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경선에서 59.8%의 득표율로 39.5%를 얻은 헤일리 전 대사를 가볍게 누르고 승리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헤일리 전 대사가 주자사를 지냈던 곳으로 그나마 헤일리 전 대사의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