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 경선서 연거푸 패한 헤일리에 후원금이 밀려드는 까닭은
입력 2024.01.31 14:20
수정 2024.01.31 14:35
뉴햄프셔 경선 패배 후 1주일 새 53억원 모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2연패를 기록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게 선거 자금이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반 트럼프' 진영의 공화당 큰손 후원자들이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경선에서 패배한 헤일리 전 대사에게 정치 후원금을 몰아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경선에서 사퇴하고, 기타 군소 후보들도 대부분 물러나면서 헤일리 전 대사가 유일한 대항마로 남았기 때문이다.
WSJ는 “지난 23일 뉴햄프셔 경선 패배 이후 헤일리 후보 측에 400만 달러(약 53억원)의 후원금이 몰렸다”며 “공화당의 오래된 큰손 후원자들도 대부분 헤일리를 지지하고 있어 헤일리 캠프 측의 자금 사정은 계속 밝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헤지펀드 시타델의 설립자 켄 그리핀은 이날 그동안 헤일리 후보를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헤일리 후보는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해 왔으며 그의 외교적 업적과 정책 노선이 미국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덧붙였다. 그의 비서가 헤일리 측에 이번 달에만 5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메사추세츠의 전 투자 매니저 제임스 호프먼도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우리들을 공화당에서 쫓아내려 해왔다”며 “헤일리 후보 기부자들까지 공격하는 트럼프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다”고 비판하며 후원금을 냈다. 이외에도 코크 형제가 이끄는 정치조직 ‘코크 네트워크’와 억만장자 투자자인 래리 핑크, 부동산 재벌 배리 스턴리히트 등도 헤일리 캠프에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까지 패배하면서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오는 3월5일 치러지는 수퍼 화요일 경선까지 선거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후원자들을 활발히 만나고 있다. 수퍼 화요일에는 10여개주의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헤일리와 트럼프 후보의 운명이 사실상 결판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