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쿠바 수교, 역사의 대세를 보여주는 것"
입력 2024.02.15 15:49
수정 2024.02.15 15:50
"사회주의 국가 외교의 완결판"
우리나라가 북한의 최대 우방국 중 하나로 꼽히는 쿠바와 수교를 맺은 가운데 대통령실은 '역사의 대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5일 "이번 수교가 역사의 흐름 속에서 대세가 어떤 것인지, 대세가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사회주의 국가 외교의 완결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국과 쿠바는 1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양국 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바 있다.
쿠바는 북한의 '형제국가'로 평가되는 만큼, 이번 수교는 북한에 상당한 충격이 될 거란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쿠바는 북한과 아주 오랜 기간 매우 긴밀한 관계 맺어온 우방국가"라며 "1986년 3월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과 쿠바 사이에 협조에 관한 조약을 맺은 적 있다. 서문에 '형제적 연대성의 관계'라는 내용의 문안이 있다. 형제국이라는 표현은 맞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한-쿠바) 수교로 북한으로선 상당한 정치적·심리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쿠바는 북한이 코로나19 여파로 국경봉쇄 정책을 도입했을 당시, 평양 체류 외교관을 철수시키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였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이후 쿠바는 중국, 몽골에 이어 세 번째로 북한으로부터 외교 사절 신임장을 받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제8차 노동당대회를 계기로 '사회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천명하며 관련 노선을 구체화해 왔다. 기존에 운영하던 일부 공관을 철수하면서도 반미(反美) 국가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차원에서 최근 니카라과와 상호 대사관 신설에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의 형제이자 중남미 반미 국가들의 '맏형'인 쿠바가 한국과 수교를 맺음으로써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쿠바는 190여 개국과 수교를 맺은 중남미 거점 국가로, '비동맹 3세계 외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록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긴 하지만, 수도 아바나에는 100개국 이상의 국가들이 대사관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외교적 지평 확대"
대통령실은 이번 수교가 글로벌 중추국가를 모색하는 한국의 위상과 영향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내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금번 쿠바 수교로 우리나라는 중남미 모든 국가와 수교를 맺게 됐다"며 "중남미 외교, 나아가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외교적 지평이 더 확대됐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고위급·실무진 접촉을 이어온 것은 물론, 인도적 지원과 한국 영화 특별전 등을 통해 비(非)정치 분야 교류에도 공을 들여왔다고 밝혔다. 한류에 대한 큰 관심과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의 달라진 위상 및 역할 등이 수교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쿠바가 한류라든가 여러 가지 여건상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음에도 수교에 선뜻 임하지 못한 것은 북한과의 관계 때문"이라며 "이번 수교가 역사의 흐름 속에서 대세가 어떤 것인지, 대세가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