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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주춤하니…韓 조선 새 먹거리, '암모니아운반선' 뜬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4.02.15 06:00
수정 2024.02.15 08:30

국내 대형 조선 3사 연초부터 VLAC 수주 랠리

환경규제 강화로 선박연료용 수요 확대

암모니아, 수소 저장‧운송 수단으로서 장기 수요 전망도 밝아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조감도. ⓒHD한국조선해양

국내 조선업체들이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Net-Zero) 달성까지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 연료로 암모니아가 각광받으면서 암모니아운반선이 LNG(액화석유가스)운반선을 이을 고부가가치 선박 선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연초부터 잇달아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수주 랠리에 나서고 있다.


가장 선두에 선 곳은 HD현대다.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5일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8만8000㎥급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2척을 수주하며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암모니아운반선 수주실적을 가장 먼저 신고했다.


총 계약규모 3173억원의 이들 선박은 옛 파나마 운하(Old Panama)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규모 선형으로, LPG 이중연료 추진엔진이 탑재된다.


이후 같은 달 중남미 소재 선사로부터 동형선 3척을 4911억원에 수주하는 등 올해에만 총 11척의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을 수주했다.


한화오션도 지난달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9만3000㎥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2척을 3312억원에 수주했고, 같은 달 삼성중공업도 새해 첫 실적으로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3150억원 규모의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2척 수주계약을 따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이미 암모니아운반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에 발주된 21척 중 71%에 해당하는 15척을 국내 업체들이 싹쓸이했다. 업체별로는 HD한국조선해양 8척, 한화오션 5척, 삼성중공업 2척 등이다. 한국 외 조선소로는 중국 장난(江南)조선소가 나머지 6척을 수주한 게 전부다.


암모니아, 2050년 전체 선박 수요 46% 점유 전망


업계에서는 선박 연료용 암모니아 수요 확대에 따라 암모니아운반선 발주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암모니아는 국제해사기구(IMO)와 각국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해운업계에서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IMO는 지난해 7월 열린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0차 회의에서 기존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 50% 저감 목표’를 ‘탄소중립 달성’으로 상향한 바 있다.


앞서 유럽연합(EU)도 EU내 해양활동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시키기 위해 해양연료법(FuelEU Maritime)의 205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80%로 상향하고, 오는 2025년부터 목표 달성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선사들은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박 연료를 친환경 연료로 변경하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으며, 암모니아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암모니아(NH3)는 탄소(C)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연소시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연료다. 현재 대세인 LNG추진선에서 향후 ‘수소선박’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 선박이 징검다리 역할로 꼽히고 있는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50 탄소제로 로드맵 보고서’의 ‘넷제로 시나리오’에 따르면, 암모니아는 2050년 전체 선박 연료의 46%를 차지할 전망이다.


장기적 시장 전망도 밝다. 암모니아는 선박 연료로서의 수요 외에도, 수소의 대용량 저장과 장거리 운송 수단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진행 중인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의 85% 이상이 그린 암모니아 생산과 연계돼 진행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헬리오스(Helios Green Fuels)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는 5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 프로젝트로 매일 650t의 그린수소와 이를 운송 및 수출하기 위한 암모니아를 연간 120만t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정유·석유화학 분야에서 수소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향후 발전, 모빌리티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주요 공급처는 호주‧북아프리카‧중동으로, 수요처는 동북아‧유럽 등으로 불일치되는 상황이다. 결국 지역·대륙 간 대규모 운송이 불가피해지면서 2035년까지 10년 동안 150~200여 척의 암모니아 운반선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조선 빅3,  기술력 앞세워 당분간 VLAC 시장 주도 전망


그동안 국내 조선업체들의 주력 고부가가치 선종이었던 LNG운반선 발주가 주춤해진 시장 분위기는 암모니아운반선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하는 또 다른 배경이다.


올해 LNG 운반선 발주량은 최근 2~3년간 집중된 발주로 인해 전년 대비 약세가 전망된다. 지난해 카타르 프로젝트 등으로 LNG 운반선 발주량의 일시적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주요 발주 선종이 LPG‧암모니아운반선으로 무게가 옮겨갈 것으로 조선업계는 보고 있다.


암모니아운반선은 LNG운반선에 비해서는 가격이 낮지만, VLAC 기준 척당 가격이 1500억원을 상회하는 고부가가치 선종이다.


기술적 진입 장벽도 존재해 당분간 국내 조선업체들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여지도 높다. 암모니아는 인체에 유독한 물질이기 때문에 취급에 주의가 필요하며, 암모니아의 부식성은 선내 기자재 손상 및 암모니아 누출을 유발할 수 있다. 암모니아운반선 건조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이유다.


HD현대 관계자는 “HD한국조선해양은 암모니아의 독성과 부식성 문제에 대응할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오랜 기간 LNG선을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하며 레퍼런스(평판)를 쌓아왔기 때문에 암모니아운반선 시장을 선도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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