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통합' 합의했지만…이준석 지지자 반발에 개혁신당 지도부 '릴레이 사과'
입력 2024.02.11 17:46
수정 2024.02.12 09:09
기존 개혁신당 게시판 탈당글 줄 이어
이기인 "실망한 당원에 정중히 사과"
허은아 "이런 상황 발생, 개인적 유감"
제3지대 4개 정치세력이 '통합 개혁신당'을 띄우자 기존 개혁신당(이준석 신당)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지기반이 다른 세력이 합쳐진 데 대한 불만과 함께 당 게시판에는 탈당 예고 글이 다수 올라오는 등 후폭풍이 상당하다. 기존 개혁신당 지도부는 지지자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릴레이 사과'에 동참하고 있다.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11일 페이스북에 "그동안 개혁신당을 열렬히 지지해 주셨던, 그러나 이번 결정에 실망하신 당원과 지지자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당원과 지지 국민께서 분노하시는 것은 하물며 저희조차 통합의 기조와 과정이 분명하거나 투명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여의도 문법에 매몰돼 무엇이 중요한지 경시한 것은 아닌지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어떻게 특정 인사들과 같은 당을 할 수 있냐는 비판과 좌절감에 백분 동감한다"면서 "아시다시피 나는 소위 말하는 '자강파'였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그럼에도 마지막 순간 지도부의 결단에 따르게 된 것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는 절박함에 일정 부분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설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9일 거대 양당에서 빠져나온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4개 세력은 '통합신당 합당 합의'를 전격 발표한 바 있다. 당명은 '이준석 신당'이 사용하던 개혁신당으로 하고, 당대표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이다. 최고위원은 4개 세력이 각각 1명씩 추천을, 총선을 지휘할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 공동대표가 맡기로 했다.
이날 오후에도 개혁신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탈당 쉽게 할 수 있게 변경되도록 해주세요' '포기하고 탈당한다' '빠른 탈당 기능 부탁드린다' '탈당신청한다'는 등 탈당 관련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와 관련 허은아 인재영입위원장도 페이스북에 "눈앞 총선의 이해득실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유감"이라며 "저 또한 결과를 통보받은 위치에 있던 사람으로 동지들의 마음과 같았음을 고백한다"고 적었다.
허 위원장은 "우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굳은 각오와 마음으로 황야에 뛰어들어 창당의 깃발을 들었지만, 양당 기득권들이 폄하하는 한 줌 세력이 맞닿아야 하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당대표로서 맞이하게 된 여러 선택지 앞에서, 비록 비굴하더라도 비겁하지 않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남윤중 공보특보도 제3지대 통합 합당 과정을 설명하면서 "개혁신당은 이번 합당에서 당명 외에 모든 것을 양보했다"며 "제3지대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그중 가장 지지율이 높고 뚜렷한 구심점이 있는 개혁신당이 당명 외에 모든 것을 내려놓는 파격적인 양보를 했다"고 적었다.
남 특보는 "개혁보수와 자강의 길을 걷고자 했던 이 대표를 응원하며 현실의 어려움을 정면으로 돌파하기를 기대했던 당원 여러분들의 기대에 비추어 보면, 갑작스러운 결정이 당원 분들께 얼마나 충격적이고 실망스럽게 비추어졌을지 길게 언급하지 않아도 너무나 명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도 개혁의 길을 함께 가기로 결정한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결연한 의지와 과감한 행보를 보이실 것"이라며 "기존 양당이 전혀 하지 못했던, 진영을 넘어선 합리적인 대화와 정반합의 토론이 개혁신당의 당내에서부터 이루어질 것이고, 그것이 정치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통합 개혁신당' 임시 지도부는 이날 저녁 서울 종로에 있는 한 식당에서 회동을 한다. 회동에선 각 세력에서 누구를 정식 지도부로 추천할지를 논의하고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문제, 현역 의원 영입 등에 대한 의견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공식 회동은 지난 9일 제3지대 4개 세력이 합당을 선언하며 '빅텐트'를 완성한지 이틀만이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공동대표와 이준석 공동대표, 제3지대 통합 논의를 했던 원탁회의 4인 등 임시 지도부(김용남·김종민·금태섭·이원욱)가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