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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후추위, 눈치 작전?…‘순혈주의’ 명맥 선택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4.02.08 16:55
수정 2024.02.08 17:39

포스코후추위, 외부인사 속 포스코 출신 장인화 전 사장 선정

관건은 '호화 출장 사태'…장인화 전 사장 및 후추위 의혹 받아

범대위 행보도 주목…발표 전 집회 개최해 후추위 해산 요구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빌딩 전경. ⓒ데일리안

포스코CEO후추위가 대부분이 외부인사로 이뤄진 ‘파이널리스트’에 대한 비판 때문인지, 새 회장 후보로 장인화 포스코 전 사장을 낙점했다. 포스코의 ‘순혈주의’를 계속 이어가겠단 의지로 비춰진다. 하지만 앞으로의 과제는 산더미다. 다음 달 열릴 주주총회 전까지 호화 출장 사태, 주주 반발 등을 진화해 무사히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포스코홀딩스는 8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장인화 전 사장을 포스코그룹의 회장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로 선정하고,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후추위는 장인화 후보에 대해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그룹의 핵심 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현해낼 수 있는 최적의 후보로 평가했다고 언급했다. 후추위는 또 장 후보가 글로벌 전략 구상과 함께 기술 중심의 혁신을 주도하고 그룹 내부의 조직문화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인화 전 사장은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 학사 및 석사, 미국 MIT 해양공학 박사를 취득하고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 입사한 이래 RIST 강구조연구소장,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한 철강 및 신사업분야 최고 전문가다.


2018년 당시에는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의 철강부문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 및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 그룹 사업 전반을 경험했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노조의 반발은 한층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노조는 최근 철강 전문가가 차기 회장이 돼야 한다며 후추위를 압박한 바 있다.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장 강창호) 소속 대책위원과 대한민국 호국총연합회(회장 윤항중) 소속 회원 등 100여 명은 8일 오전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의 CEO 추천 활동 즉각 중단과 자진 해체 등을 요구하며 연대 집회를 개최했다. ⓒ포스코 범대위

다만 호화 출장 논란이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포스코 후추위 사외이사들은 현재 해외 출장 의혹으로 경찰에 전원 입건돼있다. 최종 후보인 장인화 전 사장 또한 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들을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도 포스코 후추위 해체를 계속해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에도 범대위 소속 대책위원과 대한민국 호국총연합회 회원 등은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후추위의 활동 즉각 중단과 자진 해산 등을 요구하며 연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후추위가 이미 정당성과 도덕성을 상실한 만큼 현재 진행하고 있는 후추위 활동과 그 결정은 원천 무효”라며 “국민 정서에 반하는 CEO 추천 활동을 즉각 중단한 뒤 자진 해산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범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후추위가 선정한 외부 후보 3명 중 2명은 철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나머지 한 명은 현대제철 부회장 출신”이라며 “내부 3명은 현재 입건된 상태인 만큼, (최대 주주) 국민연금공단이 즉각 이의를 제기하고 법적 권한을 행사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을 지지했던 일부 개인 주주들의 반발도 심상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모태 사업만 두고 보자면 장인화 전 사장이 적임자로 분류될 수 있지만, 포스코그룹이 앞세우는 배터리 소재 자회사 포스코퓨처엠 등 신사업 부문에선 다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단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후추위가 호화 출장 사태 등 논란이 있다 보니 부담이 돼 장인화 전 사장을 선택한 것 같다”며 “그렇지만 변수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주주총회 전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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